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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님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 조욱현 신부님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복음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았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45-52
예수님께서는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신 뒤, 45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 벳사이다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46 그들과 작별하신 뒤에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가셨다.
47 저녁이 되었을 때, 배는 호수 한가운데에 있었고
예수님께서는 혼자 뭍에 계셨다.
48 마침 맞바람이 불어 노를 젓느라고 애를 쓰는 제자들을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새벽녘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
그분께서는 그들 곁을 지나가려고 하셨다.
49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유령인 줄로 생각하여 비명을 질렀다.
50 모두 그분을 보고 겁에 질렸던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51 그러고 나서 그들이 탄 배에 오르시니 바람이 멎었다.
그들은 너무 놀라 넋을 잃었다.
52 그들은 빵의 기적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마음이 완고해졌던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마르 6,45-52: 물 위를 걸으시는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빵의 기적을 행하신 다음 제자들을 재촉하여 당신보다 먼저 건너편으로 가게 하신다그러나 그들이 호수 한가운데 이르렀을 때풍랑과 맞바람 때문에 아무리 애를 써도 예수님 없이는 도무지 풍랑과 맞바람을 이겨내고 건너편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말씀께서는 호수 건너편으로 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그들을 측은히 여기시어 호수 위를 걸어 그들에게 가신다.

 

맞바람은 뜻하지 않게 맞게 되는 유혹과 곤경과 싸움을 가리키는 것으로 주님께서는 풍랑과 맞바람에 뒤흔들리는 배 안에서 당신 제자들을 단련시키려 하신다두려움에 사로잡힌 제자들은 멀지 않은 곳에서 분명히 물 위를 걸어오시는 그리스도를 보았다주님께서는 그들 곁을 지나가려고 하셨다

 

제자들은 그분을 알아 뵙지 못하고 겁에 질려 유령인 줄로 생각하여 겁에 질려 소리치는 이들에게 다가가시어 “용기를 내어라나다두려워하지 마라.(50하신다그분은 겁에 질린 그들을 이렇게 격려하시고 안심시키신다.

 

그분은 왜 나무에 못 박히셨을까우리에게 그분 겸손의 나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우리는 교만으로 부풀어 올라 본향으로부터 멀리 쫓겨났다그 길은 세속의 풍랑으로 끊어졌으니나무를 타지 않고서는 도무지 본향으로 건너갈 수 없다그분이 몸소 길이 되셨다그 길은 호수를 건너가는 길이다당신이 호수 위를 건너가는 길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그분이 호수 위를 걸으셨다

 

그러나 우리는 그분처럼 호수 위를 걸을 수 없으니배를 타고 나무를 타야 한십자가에 못 박힌 분을 믿으면 도달할 수 있다“그러고 나서 그들이 탄 배에 오르시니 바람이 멎었다.(51이처럼 우리도 세상 어려움 속에 있을 예수께서 함께 계심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우리는 어떠한 역경이라도 이길 수 있으나하느님을 믿지 못하고 그 어려움을 자기 힘으로 헤쳐나가고자 할 때 더 불안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이 온갖 풍랑으로 뒤흔들리고 어지러울 때거기에 십자가를 모실 수 있어야 한다그때 우리 마음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인 성녀들 또는 순교자들의 순교 모습에서 그들이 신앙을 지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것이다빵의 기적을 체험하고 놀라움과 감탄으로 가득 찼던 제자들이 지금은 또 풍랑을 만나서 고생을 하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은총의 순간을 체험하지만또 역경을 만나면 그 은총의 순간을 잊어버리고하느님께 의탁하는 마음보다하느님을 원망하고 하느님을 떠나고 싶은 생각도 하고 자포자기한 풍랑을 맞이할 때가 많다이때 우리의 마음 안에 주님의 십자가를 모시도록 하자 그러면 그 풍랑은 가라앉을 것이다.

 

자연을 섭리하시는 권능을 가지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해 주시지 않겠는가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그분을 잊지 않고 그분의 은총의 때를 기억하며 다시 우리 자신을 가다듬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