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김동희 모세 신부님.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고향 나자렛에서 밝히신 당신 공생활의 출사표입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카 4,18-19).
이어 예수님께서는 모든 이의 눈길이 당신께 향하고 있을 때 짧은 한마디를 하셨습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4,21).
예수님께서는 말씀을 설명하시지 않았습니다.
성령으로 충만하신 가운데 사람들을 찾아 나서신 당신 사랑의 행보와 더불어 ‘지금 여기에서’ 그것이 실현되고 있음을 밝히셨습니다.
가난한 이들, 잡혀간 이들, 눈먼 이들, 억압받는 이들은 저마다 사정은 다를지라도 모두 감내해야 할 삶의 무게가 만만하지 않은 이들입니다.
그러기에 체념과 포기 한편에 또 그만큼의 간절함을 품고 살아왔겠지요.
예수님의 말씀에서 얼마나 많은 이가 감격과 위안을 느꼈을지 짐작이 갑니다.
한 달에 한 번 아버지가 계신 요양원에 미사를 갑니다.
그때마다 열 분 조금 넘게 미사에 오십니다.
귀가 어두운 분들이 많아 제가 목소리를 높여 경문을 읽으면 그분들도 큰 소리로 우렁차게 화답해 주십니다.
치매 어르신들이 많은데도 기도문은 참 잘 외우십니다. 신앙의 신비입니다.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에 우리는 또 힘을 내어 서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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