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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연중 제 1주간 월요일 / 기경호 신부님 ~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마르 1,18)

 

 

1월 13일  연중 1주 월요일(다해)

 

제1독서

<하느님께서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 히브리서의 시작입니다.1,1-6
1 하느님께서 예전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지만,
2 이 마지막 때에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드님을 만물의 상속자로 삼으셨을 뿐만 아니라,
그분을 통하여 온 세상을 만들기까지 하셨습니다.
3 아드님은 하느님 영광의 광채이시며 하느님 본질의 모상으로서,
만물을 당신의 강력한 말씀으로 지탱하십니다.
그분께서 죄를 깨끗이 없애신 다음,
하늘 높은 곳에 계신 존엄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으셨습니다.
4 그분께서는 천사들보다 뛰어난 이름을 상속받으시어,
그만큼 그들보다 위대하게 되셨습니다.
5 하느님께서 천사들 가운데 그 누구에게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노라.” 하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까?
또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나의 아들이 되리라.” 하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까?
6 또 맏아드님을 저세상에 데리고 들어가실 때에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천사들은 모두 그에게 경배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4-20
14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 가시어,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15 이렇게 말씀하셨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16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호수에 그물을 던지고 있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를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17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18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19 예수님께서 조금 더 가시다가,
배에서 그물을 손질하는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을 보시고,
20 곧바로 그들을 부르셨다.
그러자 그들은 아버지 제베대오를 삯꾼들과 함께 배에 버려두고
그분을 따라나섰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작은형제회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의 말씀나눔   

 

버리고 떠나 따르는 제자의 길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 가시어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1,15) 하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사는 시간 속에 들어오시어 당신의 구원 계획을 실현하심으로써 시간을 완성하시고 성화시켜 주십니다. 예수님의 오심으로 하느님의 다스림이 결정적으로 드러날 때가 다가 왔습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그저 흘러가는 물리적 시간이 아니라 ‘구원의 때’요 ‘은총의 시간’입니다. 매순간이 행복으로의 초대인 셈입니다. 행복의 원천이신 하느님께서 오시어 다스리시는 결정적인 기쁨을 맛보려면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야’ 합니다(1,15).

‘회개’와 ‘믿음’은 우리 가운데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다는 그 근본적인 새로움 앞에서 취해야 할 영적 태도입니다. 회개하는 사람은 소유와 집착, 굳어진 생활방식과 사고의 틀을 버리고 몸소 찾아오시는 하느님께로 돌아서고 생각을 바꿉니다. 그는 모든 사람과 세상사, 피조물을 하느님의 눈으로 새롭게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회개하지 않고서는 하느님과 일치할 수 없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참 의미를 발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회개하는 사람은 몸과 마음의 쓴 것이 단맛으로 변하여 하느님을 믿게 됩니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은 삶의 방향을 바꾸어 주님을 모시고 그분 뜻대로 살며, 실패와 절망과 고통 가운데서도 구원을 이루시는 그분께 모두를 내맡길 줄 압니다. 회개와 믿음은 밀접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나를 따라오너라”(1,17) 하고 부르시는 그분의 부르심에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1,18), 관계를 맺고 있던 이들을 버려두고(1,20) 따랐습니다. 그들은 자기 것이라 여겼던 것들을 버리고, 몸에 익은 환경에서 떠남으로써 예수님의 사랑의 학교에 들어갑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인 우리도 몸에 익은 과거의 삶과 사고의 틀, 곧 거짓자아를 미련 없이 버리는 '영적 다이어트'를 해야겠습니다. 나아가 하느님과 무관하거나 그분보다 더 중요시하는 온갖 관계까지도 포기하고 예수님을 철저히 추종함으로써(1,20), 모든 관계를 하느님을 드러내는 성사가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버리고 떠나 불확실한 미래와 불안정에 기꺼이 내맡기는 가난한 제자가 될 때, 주님께서는 나의 빈 자리에 찾아오실 것입니다. 그제서야 우리는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의 선과 사랑을 얻고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은 예수님을 온전히 닮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첫 걸음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먼저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그분과 함께 지냄으로써 그분의 가르침과 행동을 배워 익혀 파견됩니다. 이렇듯 예수님을 닮아가는 길은 가난한 순례요 긴 수행과정이기에 서두르지 말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순간도 버리고 떠나 당신께 의탁하는 이들에게 은총을 주시고 행복으로 이끌어주실 것입니다. 오늘도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 은총의 때인 '지금' 이 순간을 주님과 함께 지내고, 삶으로 기쁜소식을 전하는 주님의 참 제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