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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 2주일 / 조욱현 신부님 ~

1월 19일 연중 제2주일: 다해

 

복음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11
그때에 1 갈릴래아 카나에서 혼인 잔치가 있었는데,
예수님의 어머니도 거기에 계셨다.
2 예수님도 제자들과 함께 그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으셨다.
3 그런데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구나.” 하였다.
4 예수님께서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5 그분의 어머니는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고 말하였다.
6 거기에는 유다인들의 정결례에 쓰는 돌로 된 물독 여섯 개가 놓여 있었는데,
모두 두세 동이들이였다.
7 예수님께서 일꾼들에게 “물독에 물을 채워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물독마다 가득 채우자, 8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다시,
“이제는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 하셨다.
그들은 곧 그것을 날라 갔다.
9 과방장은 포도주가 된 물을 맛보고 그것이 어디에서 났는지 알지 못하였지만,
물을 퍼 간 일꾼들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과방장이 신랑을 불러 10 그에게 말하였다.
“누구든지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놓고,
손님들이 취하면 그보다 못한 것을 내놓는데,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남겨 두셨군요.”
11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조욱현 토마스 신부의 오늘 복음 묵상(다해)

복음: 요한 2,1-11: 카나의 혼인 잔치: 첫 번째 기적

 

오늘의 전례의 주제는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의 관계예수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관계가 부부관계처럼당신의 교회를 아내처럼 사랑하신다는 표징이다여기서 또한 마리아의 역할도 우리는 볼 수 있다이사야서는 키루스의 칙령(BC 538/37) 후에 바빌론 귀양살이에서 돌아와 재건되는 새로운 예루살렘과 하느님과의 관계를 혼례식이라는 상징적 표현을 하고 있다.

 

카나의 혼인 잔치의 기적 이야기는혼인에 대한 축복 이상의 것이다그것은 바로 그리스도께서 인류와 맺으실 혼인에 대해 말하고 있다인류에 대한 가장 큰 사랑은 십자가 위에서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마리아께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4하셨다요한복음에서 말하는 때는 아버지의 뜻을 결정적으로 이루시는 십자가의 때이다

 

러나 그때는 그 십자가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활의 영광으로 열려 있다원문에 보면 그때는 본래 사흘째 되던 날이다사흘째 되던 날은 부활에 대한 어떤 암시적인 것이 있다또한 물이 포도주로 변했다는 것에서그 포도주가 그때까지 마셨던 포도주보다 더 좋은 포도주였다는 사실에서 메시아가 와서 이루어지는 그 어떤 의미를 알 수 있다

 

많은 예언서에서 이 종말에 대해서 모든 결실이 풍성하고포도주가 넘쳐흐르게 되리라고 한다(참조아모 9,13-14; 호세 14,7; 이사 25,9-10; 55,1). 카나의 기적은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준다이제는 새로운 구원의 장이 열리고물이 포도주가 되듯이 신비스러운 회개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

 

우리가 생각하여야 할 것은 그 카나 혼인 잔치에 마리아께서 함께 계셨다는 것이다마리아의 모습은 들러리의 모습이 아니라결정적이고 능동적이다“포도주가 없구나.(3)는 말로 예수님께서 그 일에 개입하시도록 하셨다이 말이 어떻게 해석되든지 간에 우리가 잘 보아야 할 것은 마리아께서 다른 사람들의 문제와 어려움에 동참하는 사랑과 나아가 아드님까지도 그 일에 개입시키려는 그 노력이다

 

즉 마리아의 깊은 사랑과 신뢰심의 태도이다이 신뢰심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에서 온 것이다그 믿음은 구체적인 상황에서 완전히 드러나야 한그러기 때문에 예수님의 말씀“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4)는 것은 거절의 의미로 알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그때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완성하는 때이며당신이 그것으로 영광을 받으시는 때를 의미한다고 하였다

 

이것은 또한 그리스도의 모든 삶이 아버지의 뜻에 따라 결정된다는 의미가 있다당신이 끝까지 따르고 일치해야 할 것은 바로 아버지의 뜻이다아버지의 뜻은 무엇인가모든 인간의 구원이다그러므로 예수님의 이 말씀은 거절의 뜻이 아니다“그분의 어머니는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고 말하였다”(5). 이 말은 시나이산에서 백성들이 응답한 것과 같은 내용이다.

 

"주님께서 이르신 모든 것을 우리가 실천하겠습니다“(탈출 19,8). 예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완전히 일치하고 있는 분이시기 때문에그분이 말씀하시는 대로 우리는 따라야 한다그때 우리는 구원의 혼인 잔치에 참석할 수 있다그가 시키는 대로 하였을 때가나의 혼인 잔치에서는 메시아적 포도주를 얻는다.

 

이 메시아적 포도주는 단순히 물질적인 차원에서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 것만이 아니라당신이 누구신지를 밝히는 동시에 하느님 나라의 기쁨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이렇게 가나의 혼인 잔치의 기적은 십자가 앞에서 우리의 어머니가 된 마리아와 함께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세상을 위해 봉헌되는 잔치가 벌어질 갈바리오에 오르도록 초대하고 있다

 

이러한 깊은 신비가 오늘 복음에 내포되어 있다“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시어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11). 이것은 물을 포도주로 만든 권능 때문이 아니라더 큰 기적 즉아버지께서 정하신 때에 딱딱한 침대 위에서 혼인식을 치르게 되는 십자가의 기적과 연결되어있기 때문이다더 나아가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11). 그 기적은 신앙을 불러일으켰고, 그 기적을 더 큰 기적에 대한 표징으로 이해하게 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마리아의 신앙은 참된 신앙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다아드님 예수님의 모든 것을 신뢰하시는 분이기 때문이다마리아의 이러한 신뢰심은 사랑에서 생기는 것이고 사랑으로 넘쳐흐른다우리가 만일 형제들로부터 우리 자신을 멀리하여 그들의 기쁨 또는 고통까지도 함께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의 신앙은 거짓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바오로 사도께서는 각자가 받은 성령의 크고 작은 은총의 선물들에 관하여 이야기하면서 그 선물을 이기적으로 사용하지 말고 공동체를 위하여 쓰라고 권고한다“하느님께서 각 사람에게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을 드러내 보여주십니다.(1코린 12,7). 이 말씀은 정확히 말하면 가나에서 예수님이 잔칫집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당신 자신의 신적 모성의 은총을 사용한 마리아처럼 각자에게 주어진 성령의 은총을 사용하라는 말이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 때가 되어 치르실 거룩한 혼인 잔치에 합당하게 참석할 수 있도록 믿음을 갖고 사랑으로 하느님께서 나에게 허락하신 성령의 은총을 잘 사용하면서 우리의 삶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겠다우리의 삶 속에서 계속 그분의 영광이 드러나는 삶이 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