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주간 화요일 강론>(2025. 1. 21. 화)(마르 2,23-28)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복음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23-28
23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질러가시게 되었다.
그런데 그분의 제자들이 길을 내고 가면서 밀 이삭을 뜯기 시작하였다.
24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합니까?”
25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윗과 그 일행이 먹을 것이 없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어떻게 하였는지 너희는 읽어 본 적이 없느냐?
26 에브야타르 대사제 때에 그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가 아니면 먹어서는 안 되는 제사 빵을 먹고
함께 있는 이들에게도 주지 않았느냐?”
27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28 그러므로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안 지키는 것이 죄입니다. 못 지키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질러가시게 되었다.
그런데 그분의 제자들이 길을 내고 가면서 밀 이삭을 뜯기
시작하였다.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합니까?’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윗과 그 일행이
먹을 것이 없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어떻게 하였는지
너희는 읽어 본 적이 없느냐? 에브야타르 대사제 때에 그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가 아니면 먹어서는 안 되는
제사 빵을 먹고 함께 있는 이들에게도 주지 않았느냐?’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마르 2,23-28)”
1) 이 이야기의 핵심 주제는 ‘배고픔’입니다.
마태오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다. 그런데 그분의 제자들이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뜯어 먹기 시작하였다(마태 12,1).” 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 예수님께서는 다윗이 배가 고팠을 때 했던 행동을
예로 들면서 제자들을 변호하셨습니다.
따라서 이 이야기에서 ‘제자들의 배고픔’을 보지 않으면,
그것은 핵심을 놓치는 일이 됩니다.
<이 이야기는, “정말로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리는 사람은
율법 실천을(신앙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관한
가르침이고,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관한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2) 제자들도 자기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음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 배가 고파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배가 고파서,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밀 이삭을 뜯어 먹었을 것입니다.
그 모습에서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라는 예수님 말씀이 연상됩니다(마태 8,20)
예수님만 그런 생활을 하신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따라다닌
제자들도 예수님과 함께 그런 생활을 했습니다.
또 뒤의 11장에 있는, “그들이 베타니아에서 나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시장하셨다. 마침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멀리서 보시고, 혹시 그 나무에 무엇이 달렸을까 하여
가까이 가 보셨지만, 잎사귀밖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마르 11,12-13).” 라는 말도 연상됩니다.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뜯어 먹은 제자들의 모습과
시장하셔서 무화과나무 열매가 있는지 살펴보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비슷합니다.
<제자들이 밀 이삭 몇 개를 뜯어서 먹은 일은,
결코 ‘근사한 안식일 식사’가 될 수 없습니다.
허기를 면할 수도 없는 그 몇 개의 밀 이삭을 뜯어 먹는
자신들의 모습 때문에, 또 그런 일을 한다고 비난하는
바리사이들 때문에, 어쩌면 제자들의 심정은
더욱더 비참해졌을지도 모릅니다.>
3)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다윗의 이야기는,
사무엘 상권 21장에 있습니다.
다윗이 한 일은 분명히 율법을 어긴 일인데, 유대인들은
아무도 그 일에 대해서 시비를 걸지 않았습니다.
다윗의 절박했던 상황을 생각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그가
왕이었기 때문에 그랬는지, 어떻든 유대인들은,
또는 바리사이들은 그 일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다윗의 일을 문제 삼지 않는다면, 제자들의 일도 문제 삼지
말라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만일에 다윗은 왕이었다는 이유로 그냥 넘어가고, 예수님의
제자들은 보잘것없는 사람들이어서 문제를 삼는다면,
그것은 사람을 차별하는 것이고, 그 차별 자체가 죄입니다.>
4)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변호해 주신 것은, 그들의
행동이 ‘안식일’에 해도 되는 행동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한 것은 맞지만, 왜 그런
일을 했는지 먼저 살펴보아라.”가 예수님 말씀의 뜻입니다.
제자들은 안식일 율법을 안 지킨 사람들이 아니라
못 지킨 사람들입니다.
지킬 수 있는데도 안 지키는 것은 죄입니다.
그러나 지킬 수 없어서 못 지킨 것은 죄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정말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배가
고팠다는 것을 아셨기 때문에, 그들을 변호해 주셨습니다.
만일에 제자들이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그런 행동을 했다면,
바리사이들이 비난하기 전에 먼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꾸짖으셨을 것입니다.
5)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라는 말씀은, 모든 계명들과
율법들에 적용되는, 또 종교 전반에 적용되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종교를 위한 존재가 아닙니다.
그리스도교는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종교입니다.
만일에 ‘자비와 사랑 없이’ 사람들을 억압하기만 하는
종교라면, 그것은 종교가 아니라 무자비한 폭력 집단입니다.
마찬가지로 계명과 율법을 지키고 싶어도 못 지키는 사람의
사정은 헤아려보지 않고, 꾸짖고 비난하고 단죄하기만
한다면, 그것은 사랑을 거스르는 폭력일 뿐입니다.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 라는 말씀은,
인간을 구원하려고 오신 메시아 예수님의 가르침이
모든 계명과 율법의 해석과 적용의 기준이라는 뜻입니다.
즉 ‘인간의 구원과 해방’이 율법 실천의, 또는 신앙생활의
기준이라는 가르침입니다.
<사람을 구원하시는 주님의 ‘자비와 사랑’이 모든 계명들과
율법들보다 위에 있다는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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