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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선(레오나르도) OFM

~ 연중 제 4주간 목요일 - 자유롭고 조화로운 / 김찬선 신부님 ~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오늘 복음을 뜯어보면 상반된 동작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주님의 부르심-파견하심과 우리의 머묾-떠남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시기도 하고 파견하시기도 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뜻에 따라 머물기도 하고 떠나기도 합니다.

 

이 동작들은 상반되기는 하지만 조화를 이뤄야 할 것이고,

하나만 있으면 불완전하고 둘 다 있어야만 완전한 것이며,

주님을 중심으로 이 동작들이 이루어질 때 가능한 것들입니다.

 

먼저 우리는 파견되기 전에 부르심을 받아야 하고,

부르실 때는 다가가고 파견하실 때는 떠나가야 합니다.

부르시는데도 꿈쩍 않고 파견하시는데도 꿈쩍 않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또 주님과 함께 머물 때가 있고 주님을 떠나 이웃에게 갈 때가 있습니다.

이 말은 주님과 함께 머물 때가 있으면 떠날 때도 있어야 한다는 얘기이고,

주님을 떠나있었다면 주님께로 돌아가 함께 머물러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주님께도 가고 이웃에게도 가는,

주님과도 있고 이웃과도 있는 두 행위가 같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이웃에게 갔을 때도 두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어느 곳에 머물 때가 있다면 떠날 때가 있어야 하고,

머묾과 떠남이 자유롭기도 하고 조화롭기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자주 주장하는 것이 있습니다.

어디에도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은 행복하지만

어디에도 머물지 못하고 떠도는 영혼은 불쌍합니다.

 

오늘 주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디에서나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고장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라.

또한 어느 곳이든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으면,

그곳을 떠날 때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밑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