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18일 사순 제2주간 화요일
사순시기에 본당에서는 금요일마다 십자가의 길을 합니다. 지난주, 십자가의 길을 신자들과 함께 할 때였습니다. 5처에서 깊은 묵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5처는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입니다.
키레네 사람 시몬은 사형수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지게 된 것이지요.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사형수인 예수님을 그렇게 잘 아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우연히 그 자리에 있어서 억지로 십자가를 짊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에 의지를 세워서 십자가를 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역사 안에서 사람들의 칭송을 받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우리 삶 안에서 자주 일어납니다.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십자가를 짊어져야 할 때가 많습니다.
형제 중 부모님 돌봄을 전담하게 될 때, 직장에서 사람들이 내게 자기가 할 일을 넘길 때, “아니오”라고 말하지 못하고 억지로 하게 될 때, 선택하지 않았음에도 나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겼을 때, 다른 사람의 꿈을 위해 나의 꿈이나 계획을 희생해야 할 때….
이런 상황일 때 “억울하다”라고 말합니다. 공평하지 않다고 하소연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좋지 않은 마음을 가지고 있더라도, 행동하면 그 모든 보상을 하느님께서 하신다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키레네 사람 시몬의 억울함을 잘 보지 못합니다. 억울한 상황이었지만, 보상받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억울함에 우리 대신 십자가를 짊어지신 주님의 사랑을 담아야 합니다. 그 사랑을 통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주님의 위로와 놀라운 힘이라는 보상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모순되는 말과 행동으로 하느님께 불충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꾸짖으십니다. 그들은 남에게 보이는 말과 행동은 열심히 했지만, 정작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말과 행동은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불순한 마음을 가지고 있더라도 하느님의 뜻을 무조건 실천하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데, 그들은 아예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의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거부하게 됩니다.
자기 맘에 들어야만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수 있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불편한 마음이 있다고 하더라도 하느님 뜻 안에 머무르고 또 실천할 때 그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갚아주십니다. 그러나 순간의 만족만을 그리고 나의 욕심과 이기심만을 드러내려고 할 때는 하느님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니 하느님을 내게서 멀리 밀어놓는 것이 됩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진정한 위로와 기쁨을 얻을 수 없습니다.
오늘의 명언: 어린 가지가 구부러질수록 나무도 기울어진다(알렉산더 포프).
사진설명: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조명연신부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사순 제 2주간 목요일 / 조명연 신부님 ~ (0) | 2025.03.20 |
---|---|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 조명연 신부님 ~ (0) | 2025.03.19 |
~ 사순 제 2주간 월요일 / 조명연 신부님 ~ (0) | 2025.03.17 |
~ 사순 제 1주간 금요일 / 조명연 신부님 ~ (0) | 2025.03.14 |
~ 사순 제 1주간 목요일 / 조명연 신부님 ~ (0) | 2025.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