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수난 성지 주일. 호명환 가롤로 신부님.
CAC 매일묵상
한 말씀만 해주십시오! - 열다섯 번째 주간 실천
하느님의 숨
2025.04.12. 17:04
CAC(Center for Action and Contemplation)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 2025년 4월 12일 토요일 (호명환 번역) 열다섯 번째 주간: 사막의 지혜
생각에 집착하는 정신을 내려놓고 받아들임의 공간으로 들어가 볼 필요가 있습니다.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매일 묵상은 그리스도교 관상 전통에 뿌리를 두고 리처드 로어와 CAC 운영진, 그리고 객원 교수들의 묵상 글을 제공해 주어 우리의 영적 수양을 심화시켜 주고 우리로 하여금 이 세상에서 동정(compassion)을 구현하도록 도와줍니다.
어느 수도승이 카이사레아의 바실리오(Basil of Caesarea)을 찾아가 말했다. "사부님, 한 말씀 해 주십시오." 그러자 바실리오가 대답했다. "그대는 마음을 다해 주 하느님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러자 그 수도승이 즉시 떠나갔다. 20년이 지난 어느 날 그 수도승이 다시 와서 말했다. "사부님, 저는 사부님의 말씀을 지키느라 고군분투하였습니다; 이제 다른 말씀을 한 마디 해 주십시오." 그러자 바실리오가 말했다. "그대는 그대의 이웃을 그대 자신처럼 사랑해야 합니다." 그러자 그 수도승은 다시 순종하여 그 말씀을 따르기 위해 자기의 수방(혹은 암자: cell)으로 물러갔다.
- 사막의 교부들의 금언집(Sayings of Desert Fathers), 베네딕다 워드(Benedicta Ward)
영성 관련 저술가 크리스틴 발터스 페인터(Christine Valters Painter)는 우리도 사막 수도승들이 했던 "말씀" 한 마디를 청하는(asking for a word) 수양을 할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사막의 교부들의 금언집에서 종종 반복되는 한 가지 전통이 있습니다.... 한 마디의 말씀을 청하는 전통인데, 이 전통은 며칠간이나 몇 주간, 몇 달간, 아니면 때로는 인생 전체에 걸쳐 깊이 숙고할 그 무언가를 찾는 길이었습니다. 이 말씀 한 마디는 대개 그 말을 듣는 이를 성장시켜 주고 도전을 던져 주는 짧은 문구였습니다. 이 말씀은 그 내용을 따르기 위해 수도승이 내면의 씨름을 하여 자신을 점차로 성장시켜 가게 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위의 이야기는 어떻게 해서 한 마디 덕담이 몇 년씩이나 한 수도승에게 작용할 수 있었는지를 잘 드러내 줍니다. 꾸준히 추구된 한 마디 말씀은 신학적인 설명이나 조언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연장자와 견습자 사이에 발전된 관계의 일부였기에, 이 한 마디 말씀을 제자가 받으면 그 말씀이 그 제자에게는 생명을 주는 말씀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사막의 교부들과 교모들의 지혜를 구한다면, 여러분은 생각에 집착하는 정신을 내려놓고 받아들임의 공간으로 들어가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위 이야기 안에 여러분이 있다고 상상해 보고 생명을 주는 말씀을 청해 보십시오. 그 말씀은 아마도 어떤 글로부터 여러분이 받은 어떤 영감 같은 것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은 대개 여러분이 고요함 속에 있을 때 올 수 있는데, 그런 고요함의 시간 이후 며칠이나 지나서 시의 한 문장처럼 오기도 할 것이고, 그것이 별로 기대치 않았던 어떤 자료에서 받은 지혜일 수도 있으며, 꿈속에서 받은 어떤 메시지일 수도 있고, 여러분의 상상을 사로잡아 곰곰이 되새기는 이미지 같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매일 산책을 하면서 종종 이 한 말씀을 청하곤 합니다. 그리고 저는 나무들과 비둘기들이 저에게 해 주는 말이 무언지를 귀여겨 듣곤 합니다. 한 말씀이 들려오면 그 말씀이 대개 저에게 계속해서 동시적으로 들려오기에 이것이 제가 청한 한 마디 말씀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말씀의 목적은 그 말씀을 마음에 단순하게 간직하되, 그 말씀을 분석하지 말고, 다시, 또다시 그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 내면에 그러한 말씀이 들릴 공간을 마련하는 것입입니다.
References
Christine Valters Paintner, Desert Fathers and Mothers: Early Christian Wisdom Sayings (Skylight Paths Publishing, 2012), 2, 4, 5.
Image credit and inspiration: Krn Kwatra, Untitled (detail), 2022, photo, Oman, Unsplash. Click here to enlarge image. 위 사진은 사막의 교모들과 교부들처럼 어떤 사람이 독거(solitude)와 영감(inspiration)을 찾기 위해 사막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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