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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주님 수난 성지주일 / 이수철 신부님 ~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진짜 예수님은 누구인가?

“참사람의 모범”

 

 

 

오늘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10일 대선 캐치프레이즈로 “진짜 대한민국”을 내 걸었습니다. 저는 오늘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말씀을 토대로 “진짜 예수님은 누구인가?”를 밝혀 영원한 참 사람의 모범으로 삼고자 합니다. 길이자 진리이자 생명이신 진짜 예수님을 닮는 일이야 말로 믿는 이들 누구나의 필생의 과제입니다. 잠시 나누는 옛 현자의 지혜입니다.

 

 

 

“재물 앞에서 구차하면 비굴한 삶을 산다. 고난을 두려워하면 실패조차 하지 못한다.”<다산>

“재물 앞에서 구차하게 구하지 말고, 고난 앞에서 구차하게 피하지 마라.”<예기>

 

 

 

재물 앞에서 참으로 초연했고 오늘 수난기에서 보다시피 고난을 피하지 않고 묵묵히 겪어내신 참사람 예수님이셨습니다. 우리가 평생 닮아야 할 분, 진짜 예수님은 누구입니까? 오늘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말씀 배치대로 자연스럽게 밝히려 합니다.

 

 

 

첫째, 예수님은 “참 임금”이었습니다.

 

예루살렘 입성시 환히 드러난 예수님의 진면목인 참 임금입니다. 겸손에 숨겨져 보이지 않는 인간 품위의 전형 참 임금 예수님입니다. 우리 역시 참 왕답게 존엄한 품위의 사람으로 살아야 함을 배웁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임금님은 복되시어라.’

하늘에 평화, 지극히 높은 곳에 영광!”

평화와 영광의 예수님이심을 고백하는 제자들을 꾸짖으라는 바리사이들이 경박한 조언에 예수님의 즉각적 반격이 참 통쾌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들이 잠자코 있으면 돌들이 소리칠 것이다.”

참 임금이신 예수님을 소리 높여, 마음을 다해 고백하라는 말씀입니다.

 

 

 

둘째, 예수님은 “들음의 사람”이었습니다.

 

스승이신 예수님은 우선 하느님의 제자직에 충실한 분이었습니다. 이사야서 주님의 종은 고백은 그대로 예수님을 지칭합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제자의 혀를 주시어, 지친 이를 말로 격려할 줄 알게 하신다. 그분께서는 아침마다 일깨워 주신다. 내 귀를 열어 주시어, 내가 제자들처럼 듣게 하신다.”

잘 귀기울여 듣기 위한 침묵입니다. 주님 말씀을 잘 듣는 경청 역시 주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셋째, 예수님은 “비움의 사람”이었습니다.

 

일상에서 겪는 크고 작은 어려움을 모두 비움의 계기, 겸손의 계기, 순종의 계기로 삼는 것이 예수님을 닮아 덕으로 나가는 첩경의 지름길입니다. 필리피서 찬가의 가르침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은 겸손하셔서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니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심으로 비움의 여정에 충실하셨습니다.

 

 

 

넷째, 예수님의 “사랑의 사람”이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는 정의를 그대로 보여 주신 예수님입니다. 바로 수난기를 시작하면서 참 좋은 영원한 선물인 성찬례를 남겨 주셨습니다. 공동체 건설에 영원한 평화와 일치를 위한 사랑의 선물로 성체성사 미사를 능가하는 것은 없습니다.

 

“이는 너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이 잔은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평생 주님의 성체를 모심으로 주님의 힘으로, 주님의 사랑으로, 즉 주님의 미사은총으로 주님과 하나되어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다섯째, 예수님은 “섬김의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군림하거나 권세를 부리지 말 것을 엄중히 경고하셨습니다. 가장 높은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처럼 되어야 하고, 지도자는 섬기는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누가 더 높으냐? 식탁에 앉은 이냐, 아니면 시중들며 섬기는 이냐? 식탁에 앉은 이가 아니냐? 그러나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에 있다.”

가장 낮은 섬김의 중심 자리에 바로 예수님께서 섬기는 사람으로 계십니다. 참 영성의 영원한 표지가 “섬김”이요, “섬김의 여정”을 살아갈 때 그대로 예수님을 닮습니다.

 

 

 

여섯째, 예수님은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왕다운 삶의 품위의 기반은 하느님과 사랑과 생명의 소통인 기도입니다. 한결같이, 끊임없이, 항구히, 절실히, 바치는 기도여야 합니다. 예수님의 모든 삶은 기도로 요약됩니다. 기도에서 들음도 사랑도 비움도 섬김도 나옵니다. 예수님의 감동적인 기도 사례들입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왜 자고 있느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백인대장은 하느님을 찬양하며 고백합니다.

“정녕 이 사람은 의로운 분이셨다.”

진짜 참사람 의인 예수님이심을 고백한 백인대장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수난 현장에는 무수한 사람들이 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예수님 거울에 “있는 그대로” 반사되어 드러나는 모습들 같습니다. 과연 나는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무수한 긍정적 또는 부정적 군상들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할 것입니다. 남은 생애 진짜 예수님을 닮아 왕다운 품위의 사람으로 사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처럼

한결같이, 끝까지,

영원한 청춘으로, 영원한 현역으로,

들음의 사람, 섬김의 사람, 사랑의 사람, 비움의 사람, 기도의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분투의 노력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부족한 우리를 도와 주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