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성 주간 수요일 / 호명환 가를로 신부님 ~

성주간 수요일. 호명환 가롤로 신부님.

CAC 매일묵상

모든 것을 내어 맡겨드리기!

 

하느님의 숨

2025.04.15. 17:20

 

 

CAC(Center for Action and Contemplation)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 2025년 4월 15일 화요일 (호명환 번역) 열여섯 번째 주간: 사랑 가득한 항복

예수님께서는 사랑으로 인해 삶과 죽음에 전적으로 당신 자신을 내어주시기 위해 오셨다 가셨습니다.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매일 묵상은 그리스도교 관상 전통에 뿌리를 두고 리처드 로어와 CAC 운영진, 그리고 객원 교수들의 묵상 글을 제공해 주어 우리의 영적 수양을 심화시켜 주고 우리로 하여금 이 세상에서 동정(compassion)을 구현하도록 도와줍니다.

성공회 사제요 CAC의 운영진 중 한 사람이었던 고(故) 신시아 부르조(Synthia Bourgeault)는 우리가 어떻게 예수님께서 본보기로 보여주신 내려감의 길을 따를 수 있는지를 말해 줍니다:

예수님 안에서 모든 것은 하나의 중력 중심을 중심으로 모입니다.... 그리스어 동사 kenosein(케노세인)은 "떠나 보내다" 혹은 "자신을 비우다"의 의미를 지니는데, 이 말은 사도 바오로가 필립비인들에게 보낸 편지 2,5-11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가르침의 핵심으로서 "그리스도의 마음"이 무엇인지 설명하기 위해 선택한 단어입니다....

이 아름다운 찬가에서 바오로는 예수님께는 오직 하나의 "선택권"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분이 하신 모든 것은 당신 자신을 비우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은 당신 자신을 비우시고 인간의 모습으로 내려오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더더욱 당신 자신을 비우셔서("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권좌와 영광의 세계로 돌아가시기에 앞서 완전히 밑바닥까지 떨어지셨습니다. 삶의 환경이 어떻든 간에,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자기-비움이라는 똑같은 행위로 응답하셨습니다. 달리 말해, 그분은 언제나 내려감이라는 똑같은 행위로 응답하신 것입니다: 더 높은 곳이 아니라, 더 낮은 곳으로 한없이 내려가신 것입니다....

이것은 그분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걸으셨던 길입니다. 배반자들과 고발자들이 성문 앞에 모여 있는 동안 그분은 게세마니 동산에서 피땀을 흘리시면서 고뇌하시면서도, 끝까지 이 길을 고수하셨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쌓아 두지도 말고 집착하지도 맙시다. 심지어 삶 자체에도 집착하지 맙시다. 가게 내버려 두고 있는 그대로 있게 합시다. "오 주님, 제 뜻대로 마시고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 제 영을 당신 손에 맡깁니다." 하고 우리 주님께서 기도하시고 또 몸소 그렇게 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이처럼 그분은 삶과 죽음에 전적으로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기 위해 오셨다 가셨습니다. 그야말로 그분은 당신 자신을 완전히 잃으셨고, 당신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셨으며, "하느님께서 당신께 내려 주신 모든 선물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날려 버리셨습니다." 하늘 나라의 문을 열어준 것은 쌓아 둔 사랑이 아니라, 그분께서 철저하게 쏟아 부어주신 사랑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다시, 또다시 우리 앞에 이 길을 펼쳐 보이십니다. 여기에는 포기하거나 저항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여기서의 관건은 모든 것을 받아들이되 아무것도 집착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니 모든 것이 그대로 가도록 내버려 두십시오. 잘 구워진 케이크에 칼이 지나가듯 아무것도 붙잡지 말고, 아무것도 집착하지 말며, 아무것에도 연연하지 말고 삶을 살아가십시오. 이렇게 여러분 존재의 근본적인 순결함에 토대를 둔다면, 여러분도 예수님처럼 여러분 자신을 투신하고, 여러분 자신을 쏟아 부어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여러분은 하느님께 모든 것을 되돌려 드리고 생명 그 자체에도 모든 것을 되돌려 드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아주 간결하게 말해서, 이것이 바로 케노시스(kinosis: 자기-비움)의 길입니다. 여기에는 오로지 전적인 자기-희생만이 있을 뿐입니다. [1]

죽음 전문 심리학자이자 관상 관련 저술가인 데이빗 베너(David Benner)는 예수님을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의 뜻에 완전히 내맡기신 본보기로 간주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기꺼움으로 삶을 사신 완벽한 본보기이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가 주님의 기도라고 부르는 기도에서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하고 기도하셨습니다(마태 6,10). 그리고 기도 안에서뿐 아니라 그분은 당신의 뜻보다 하느님의 뜻을 더 선호하는 삶을 몸소 사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영성은 이러한 자기-포기 안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몸소 보여주신 기꺼운 자기-내어줌의 모범을 따르는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약속된 풍부한 생명은 잡음으로써가 아니라 놓아줌으로써 옵니다. 이는 얻기 위해 안간힘을 씀으로써가 아니라 포기함과 내어줌으로써 오는 것입니다. 이것은 취함으로써가 아니라 줌으로써 오는 것입니다. 항복은 그리스도인 자유의 근본적인 원동력입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손길을 피해 내 힘으로 삶을 살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하느님의 뜻과 은총 가득하신 성령에 완전히 항복하는 것입니다. [2]

우리 공동체 이야기

최근에 저는 미국 정부가 이민자들과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가슴이 짓눌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우리의 이주민 형제자매들이 당면해야 할 현실에 대해 너무 마음이 아팠고, 유색 인종들과 성소수자들 공동체에 대한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매일 묵상에서 차네콰 위커-반스(Chanequa Walker-Barnes)를 인용한 내용은 정말로 멋졌습니다. 그리고 브라질의 후니아 C.(Junia C.)가 나누어준 우리 공동체 이야기에 나오는 환대 기도도 저에게는 크게 공감되었고요. 매일의 수양과 실천이 모든 걱정을 가라앉혀 줄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그 순간 저에게 필요한 것은 기도라고 믿으면서 온전히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겨드렸습니다. 이 기도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CAC 공동체에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Katie W.

References

[1] Cynthia Bourgeault, The Wisdom Jesus: Transforming Heart and Mind (Shambhala, 2008), 63, 64, 70.

[2] David G. Benner, Surrender to Love: Discovering the Heart of Christian Spirituality, expanded ed. (InterVarsity Press, 2015), 58, 59–60.

Image credit and inspiration: Unknown, Neom (detail), 2023, photo, Saudi Arabia, Unsplash. Click here to enlarge image. 동굴을 탐험하는 이 사람처럼, 사랑으로 인해 자신을 온전히 내려놓는 것은 때때로 알지 못하는 어둠 속으로 용감하게 걸어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