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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성주간 목요일 / 호명환 가를로 신부님 ~

성주간 목요일. 호명환 가롤로 신부님.

 

CAC 매일묵상

사랑에 항복하기!

 

하느님의 숨

2025.04.16. 17:25

 

 

CAC(Center for Action and Contemplation)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 2025년 4월 16일 수요일 (호명환 번역) 열여섯 번째 주간: 사랑 가득한 항복

 

구원하는 사랑은 우리에게 치유의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라고 초대합니다.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매일 묵상은 그리스도교 관상 전통에 뿌리를 두고 리처드 로어와 CAC 운영진, 그리고 객원 교수들의 묵상 글을 제공해 주어 우리의 영적 수양을 심화시켜 주고 우리로 하여금 이 세상에서 동정(compassion)을 구현하도록 도와줍니다.

저술가 벨 훅스(Bell Hooks: 1952-2021)는 우리가 사랑에 의해 치유되기 위해서 하느님께 항복하라는 성경의 초대를 상기시켜 줍니다:

기다린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성경의 이야기들이 깨달음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기다리는 법을 배우라고 촉구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기다림이 우리의 힘을 새롭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 기다림에 우리 자신은 온전히 내맡길 때 우리는 기대하거나 안간힘을 쓰지 않고도 우리 내면에서 변화가 일어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할 때 비로소 우리는 믿음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불교 용어로는 이것을 온전한 내어 맡김의 수양, 혹은 내려놓는 수양이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로 하여금 우리 자신과 다른 이들에 대한 동정심을 느낄 수 있는 연민의 영역으로 들어설 수 있게 해줍니다....

구원하는 사랑은 치유의 가능성을 향해 우리를 이끌어 주고 초대해 줍니다. 우리는 마음의 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모든 위대한 신비가 우리를 초대해 주듯, 우리는 모두 우리 삶의 조건과는 상관 없이, 또 우리가 얼마나 타락했는지나 절망하고 있는지와는 아무 상관 없이 신비롭게 사랑하라는 초대를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끈질기게 우리를 초대해 주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희망할 이유를 제공해 줍니다... 사랑의 약속에 대한 믿음을 새롭게 하는 희망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맺어주신 계약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랑으로 돌아서서 완전한 사랑을 알려면, 우리는 권력을 쥐려는 의지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이 시대는 특별히 더 완전한 사랑에 대한 성경의 말씀들을 그토록 예언적이고 혁명적이게끔 해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시대 사람들은 특히나 더 힘과 권력에 집착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우리가 권력에 대한 우리의 집착을 내려놓지 못하는 상태에 있다면, 또 우리 자신이 연약하다는 느낌이 우리 마음에서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면 우리는 사랑을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사랑이 없는 상태는 우리에게 혹독한 고문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문화가 우리를 사랑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사랑이 치유해 준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게 하고 있기에, 우리의 괴로움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사랑과 치유에 대한 우리의 갈망 또한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사랑의 결핍을 느끼고 있기에, 우리에게는 사랑할 가능성의 공간이 마련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을 참으로 갈망할 때 우리는 선물이요 약속이며 이 지상에서의 낙원에 대한 보장으로서 우리에게 오는 사랑을 받을 준비를 갖추게 됩니다. [1]

브라이언 맥라렌(Brian McLaren)은 어떻게 해서 우리가 우월감과 확실성, 그리고 통제의 욕구를 내려놓을 때 치유가 발생하는지를 설명해 줍니다:

우리가 진실한 소리를 더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우리 마음 안에 깊숙하게 박혀 있는 습성은 사랑의 방식으로 더더욱 개선되고 재구성되며 우월감을 갖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 매력을 잃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 에고의 우월 의식과 쾌락, 특권, 그리고 두드러지고나 하는 자기 중심적 욕구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우리 그룹의 우월 의식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 그룹이 종교나 인종, 정치색, 민족성, 경제적 지위, 사회적 지위, 혹은 다른 어떤 것에 의해 이루어졌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우리는 우리 인간이 다른 모든 피조물보다 우월하다는 의식마저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플랑크톤과 나무, 땅, 벌, 그리고 바다가 번창하여 기후가 개선되지 못하면 우리 인간도 생존할 수 없고 번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는 다른 모든 존재와의 연대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의 우월 의식을 기꺼이 내던져 버려야 합니다. 우리는 이 연대에서 오는 이득이 모든 대가를 치르더라도 얻을 수 없을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지배하고자 하는 갈망이 우리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되면 우리 안에 있는 그 무언가 죽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내려놓음 안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나오고 탄생하고 시작되고 성장하게 됩니다: 새로운 그 무엇이란 우리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의식, 우리가 홀로가 아니라는 의식, 우리가 모두 서로 속해 있고 일치해 있으며, 친교를 이루고 있다는 의식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세워 놓은 사다리와 상좌에서 내려와 모든 피조물과의 친교의 고리에 합류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평화(shalom)의 네트워크인 것입니다.... 여기서는 잃을 것이 전혀 없고, 얻을 것이 훨씬 더 엄청나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2]

우리 공동체 이야기

최근에 저는 미국 정부가 이민자들과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가슴이 짓눌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우리의 이주민 형제자매들이 당면해야 할 현실에 대해 너무 마음이 아팠고, 유색 인종들과 성소수자들 공동체에 대한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매일 묵상에서 차네콰 위커-반스(Chanequa Walker-Barnes)를 인용한 내용은 정말로 멋졌습니다. 그리고 브라질의 후니아 C.(Junia C.)가 나누어준 우리 공동체 이야기에 나오는 환대 기도도 저에게는 크게 공감되었고요. 매일의 수양과 실천이 모든 걱정을 가라앉혀 줄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그 순간 저에게 필요한 것은 기도라고 믿으면서 온전히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겨드렸습니다. 이 기도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CAC 공동체에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Katie W.

References

[1] bell hooks, All About Love: New Visions (Harper Perennial, 2001), 216, 219, 221.

[2] Brian D. McLaren, Faith After Doubt: Why Your Beliefs Stopped Working and What to Do About It (St. Martin’s Essentials, 2021), 215, 216, 217.

Image credit and inspiration: Unknown, Neom (detail), 2023, photo, Saudi Arabia, Unsplash. Click here to enlarge image. 동굴을 탐험하는 이 사람처럼, 사랑으로 인해 자신을 온전히 내려놓는 것은 때때로 알지 못하는 어둠 속으로 용감하게 걸어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