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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스테파노) 신부님 말씀 강

~ 부활 제 3주간 목요일 / 양승국 신부님 ~

2025년 5월 8일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제1독서

<여기에 물이 있습니다. 내가 세례를 받는 데에 무슨 장애가 있겠습니까?>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8,26-40
그 무렵 26 주님의 천사가 필리포스에게 말하였다.
“일어나 예루살렘에서 가자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남쪽으로 가거라.
그것은 외딴길이다.”
27 필리포스는 일어나 길을 가다가 에티오피아 사람 하나를 만났다.
그는 에티오피아 여왕 칸다케의 내시로서,
그 여왕의 모든 재정을 관리하는 고관이었다.
그는 하느님께 경배하러 예루살렘에 왔다가 28 돌아가면서,
자기 수레에 앉아 이사야 예언서를 읽고 있었다.
29 그때에 성령께서 필리포스에게,
“가서 저 수레에 바싹 다가서라.” 하고 이르셨다.
30 필리포스가 달려가 그 사람이 이사야 예언서를 읽는 것을 듣고서,
“지금 읽으시는 것을 알아듣습니까?” 하고 물었다.
31 그러자 그는 “누가 나를 이끌어 주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서,
필리포스에게 올라와 자기 곁에 앉으라고 청하였다.
32 그가 읽던 성경 구절은 이러하였다. “그는 양처럼 도살장으로 끌려갔다.
털 깎는 사람 앞에 잠자코 서 있는 어린양처럼 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
33 그는 굴욕 속에 권리를 박탈당하였다.
그의 생명이 이 세상에서 제거되어 버렸으니 누가 그의 후손을 이야기하랴?”
34 내시가 필리포스에게 물었다. “청컨대 대답해 주십시오.
이것은 예언자가 누구를 두고 하는 말입니까?
자기 자신입니까, 아니면 다른 사람입니까?”
35 필리포스는 입을 열어 이 성경 말씀에서 시작하여
예수님에 관한 복음을 그에게 전하였다.
36 이렇게 그들이 길을 가다가 물이 있는 곳에 이르자 내시가 말하였다.
“여기에 물이 있습니다.
내가 세례를 받는 데에 무슨 장애가 있겠습니까?”
(37)·38 그러고 나서 수레를 세우라고 명령하였다.
필리포스와 내시, 두 사람은 물로 내려갔다.
그리고 필리포스가 내시에게 세례를 주었다.
39 그들이 물에서 올라오자 주님의 성령께서 필리포스를 잡아채듯 데려가셨다.
그래서 내시는 그를 더 이상 보지 못하였지만 기뻐하며 제 갈 길을 갔다.
40 필리포스는 아스돗에 나타나,
카이사리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고을을 두루 다니며 복음을 전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44-51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44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그리고 나에게 오는 사람은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릴 것이다.
45 ‘그들은 모두 하느님께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라고 예언서들에 기록되어 있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배운 사람은 누구나 나에게 온다.
46 그렇다고 하느님에게서 온 이 말고 누가 아버지를 보았다는 말은 아니다.
하느님에게서 온 이만 아버지를 보았다.
47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48 나는 생명의 빵이다.
49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죽었다.
50 그러나 이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성숙하고 균형 잡힌 동반자의 필요성!

 

수도 생활 내내 여러 공동체를 전전했었는데, 지금은 너무 좋은 곳에서 살고 있음에 늘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피정 센터 바로 앞이 작은 해수욕장입니다. 식당은 뷰가 좋은 카페 같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휴무 날 조금만 나가면 낚시 포인트입니다. 그런데 고기라는 것이 아무 때나, 아무데서나 잡히는 게 아닙니다. 물때가 중요합니다. 바닷물이 하루 두 번 쫙 빠져나갔다가 잠시 멈춥니다. 그리고 다시 들어오기 시작하는 때, 초들물이라고 하는데, 그때 잘 잡힙니다.

 

그리고 바람이 불지 않아야 합니다. 바람 터져버리면 끝입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이 포인트입니다. 고기들이 모여 노는 장소가 따로 있습니다. 그런 장소는 인기척이 드문 곳, 산을 두 개 넘고 비탈길을 내려가야 됩니다.

 

한번은 제가 산 두 개를 넘어 포인트에 갔었는데, 바람도 한점 없고, 초들물이고, 그야말로 폭풍 입질이 시작되었습니다. 어깨가 아플 정도로 잡았습니다. 잡는 족족 커다란 망에 집어넣었는데, 한 50마리 넘어가면서 슬슬 걱정이 되는 것입니다. 산 두 개 넘어가야 하는데, 너무 무거워서 어떡하나?

 

해가 슬슬 넘어가기 시작하길래, 낚시대를 접고, 망을 들어올렸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우럭 가시가 날카로운데, 무게에 망이 찢겨서 다 도망가고 머리 딸리는 친구들 딸랑 두 마리만 남아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땅을 치며 후회했습니다. 무조건 망 바깥에 있는 고기들 잡아내는데만 신경썼지, 망 안에 들어온 고기는 신경을 전혀 안 쓰다보니 다 도망가버린 것입니다.

 

꼭 오늘날 우리 한국 교회 보는 것 같았습니다. 교회 밖 비신자들 전교해서 예비자 교리반으로 인도하고 세례를 받게 하는 것도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있으니, 그것은 어망 안으로 들어온 신자들을 관리하고 재교육하는 일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런 재교육을 소홀히 한 결과물이 주일미사 참여율 30 퍼센트가 무너지고, 20 퍼센트도 간당간당할 지경입니다. 냉담자가 급증하고, 젊은 사람들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교구나 본당, 수도회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나 특강, 연수나 세미나 등 배움의 기회가 그렇게 소중한 것입니다. 교육센터나 피정 센터도 더 많아져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측면이 있습니다. 새 영세자들이나 초보 신자들을 영적으로 잘 이끌어 줄 수 있는 성숙하고 균형 잡힌 동반자의 필요성입니다. 눈먼 사람이 눈먼 사람을 인도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영성 생활이나 기도 생활이 뒷전인 사람이 어떻게 영적 안내자가 될수 있겠습니까?

 

이런 면에서 오늘 첫 번째 독서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에티오피아 여왕 칸다케의 내시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 말이 참으로 의미심장합니다.

 

“누가 나를 이끌어 주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겠습니까?”(사도 8, 31)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내시의 적극성이 참으로 대단합니다. 신앙의 진리를 향한 강한 탐구열도 존경스럽습니다. 그는 그 하느님을 경배하기 위해 그 먼 길을 여행해서 예루살렘까지 왔습니다. 여행길 내내 성경 말씀을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주변에 보면 세례만 받지 않았지, 하느님을 향한 뜨거운 열정과 사랑을 지닌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을 하느님께로 안내할 성숙한 동반자가 정말 필요합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의 신앙을 더욱 성장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양승국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