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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스테파노) 신부님 말씀 강

~ 부활 제 3주간 금요일 / 양승국 신부님 ~

2025년 5월 9일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제1독서
<그는 민족들에게 내 이름을 알리도록 내가 선택한 그릇이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9,1-20
그 무렵 1 사울은 여전히 주님의 제자들을 향하여 살기를 내뿜으며 대사제에게 가서,
2 다마스쿠스에 있는 회당들에 보내는 서한을 청하였다.
새로운 길을 따르는 이들을 찾아내기만 하면
남자든 여자든 결박하여 예루살렘으로 끌고 오겠다는 것이었다.
3 사울이 길을 떠나 다마스쿠스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갑자기 하늘에서 빛이 번쩍이며 그의 둘레를 비추었다.
4 그는 땅에 엎어졌다. 그리고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 하고
자기에게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5 사울이 “주님, 주님은 누구십니까?” 하고 묻자 그분께서 대답하셨다.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 6 이제 일어나 성안으로 들어가거라.
네가 해야 할 일을 누가 일러 줄 것이다.”
7 사울과 동행하던 사람들은 소리는 들었지만
아무도 볼 수 없었으므로 멍하게 서 있었다.
8 사울은 땅에서 일어나 눈을 떴으나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의 손을 잡고 다마스쿠스로 데려갔다.
9 사울은 사흘 동안 앞을 보지 못하였는데,
그동안 그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았다.
10 다마스쿠스에 하나니아스라는 제자가 있었다.
주님께서 환시 중에 “하나니아스야!” 하고 그를 부르셨다.
그가 “예, 주님.” 하고 대답하자 11 주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 ‘곧은 길’이라는 거리로 가서,
유다의 집에 있는 사울이라는 타르수스 사람을 찾아라.
지금 사울은 기도하고 있는데, 12 그는 환시 중에 하나니아스라는 사람이 들어와
자기에게 안수하여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는 것을 보았다.”
13 하나니아스가 대답하였다.
“주님, 그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주님의 성도들에게 얼마나 못된 짓을 하였는지
제가 많은 이들에게서 들었습니다.
14 그리고 그는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들을 모두 결박할 권한을
수석 사제들에게서 받아 가지고 여기에 와 있습니다.”
15 주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가거라. 그는 다른 민족들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내 이름을 알리도록 내가 선택한 그릇이다.
16 나는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고난을 받아야 하는지
그에게 보여 주겠다.”
17 그리하여 하나니아스는 길을 나섰다.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 사울에게 안수하고 나서 말하였다.
“사울 형제, 당신이 다시 보고 성령으로 충만해지도록 주님께서,
곧 당신이 이리 오는 길에 나타나신 예수님께서 나를 보내셨습니다.”
18 그러자 곧 사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떨어지면서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일어나 세례를 받은 다음
19 음식을 먹고 기운을 차렸다.
사울은 며칠 동안 다마스쿠스에 있는 제자들과 함께 지낸 뒤,
20 곧바로 여러 회당에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선포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52-59
그때에 52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유다인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5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54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55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58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59 이는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 회당에서 가르치실 때에 하신 말씀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성령의 바람은 언제 어디에서 우리를 향해 불어올 지 모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승천하신 후 오순절 날 사도들은 성령을 충만히 받은 이후 종전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로 변화됩니다. 일종의 재창조입니다. 더이상 스승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의혹도 없습니다. 적대자들의 협박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하게 복음을 선포합니다.


무엇보다도 성령의 힘으로 제자들의 내면에 강하게 형성된 확신이 하나 있었는데, 언제 어디서든 주님과 나는 하나이며, 내 안에 주님께서 항상 살아계신다는 것이었습니다.


바야흐로 성령으로 충만한 사도들의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성령으로 새롭게 된 제자들은 더이상 골방 안에 숨어있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광장으로, 회당으로 나아갔습니다. 성령의 인도로 과거와는 다르게 사도들의 말씀 선포에는 기쁨과 용기, 확신과 열정이 가득했습니다.


이런 사도들의 복음 선포 앞에 감동 받은 군중들이었기에, 단 하루 만에 삼천 명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인한 놀라운 기적들이 계속됩니다. 특히 그리스도교 박해에 있어서 최선봉에 섰던 사울이 크게 회심해서 바오로라는 불세출의 선교사로 거듭났습니다.


저 자신의 성소 여정만 돌아봐도 성령의 역사하심에 그저 감지덕지할 뿐입니다. 돌아보면 항상 우울하고 의기소침했던 청소년이었습니다. 꿈이나 희망이라고 단 1도 없던 죽은 목숨이나 다를 바 없던 청년이었습니다. 언제나 아슬아슬 오락가락하던 결핍 투성이의 신학생이요 수도자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작스레 성령의 바람이 제게 불어왔습니다. 제 존재의 근본부터 완전히 흔드셨고 저를 물구나무서기를 시킨 후 탈탈 터셨습니다. 뜨거운 용광로 속으로 집어넣으셔서 옛 인간은 형체도 없이 사라지게 하시고 완전히 다른 존재로 재창조시키셨습니다. 너무나 달라진 제 모습에 신학교 같이 다닌 신부님 한분 하시는 말씀!


“양신부를 보면 성령께서 계신게 확실한 것 같아!”


그러니 현실이 아무리 암울하고 비참해도, 또 다시 견뎌내고 또 희망해야 하겠습니다. 성령의 바람은 언제 어디에서 우리를 향해 불어올지 모르니 말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양승국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