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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연신부님의 글

~ 부활 제 4주간 월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5월 12일 부활 제4주간 월요일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는 말을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원하지 않는 결과를 받게 될 경우,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죄책감이 생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한계가 있는 법이 아닐까요? 최선을 다했음에도 충분히 실패할 수가 있습니다.

 

자녀의 미래에 특히 신경 쓰는 부모님은 아이의 성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성적이 잘 나오다가 성적이 떨어지면 부모님은 대체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 그래!”

 

시험을 못 볼 때도 분명히 있습니다. 완벽한 사람이 없기에 분명 실수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최선을 다해야 해’라는 말보다, ‘우리 함께 해보자’라는 위로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혼자만의 ‘열심’이 아닌 함께하는 ‘열심’이 필요합니다.

 

하느님의 창조 목적도 여기에 맞습니다.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겠다.”(창세 2,18)라고 되어 있지 않습니까? 또 예수님의 말씀도 ‘함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제자단을 만드신 것도 그렇고, 전교 활동을 보내실 때도 둘씩 짝을 지어 보내신 것도 그러한 목적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라고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먼저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스스로 ‘양들의 문’(요한 10,7)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이 바로 구원의 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떤 양들을 당신 문으로 들여보내실까요? 착한 양만일까요? 아니면 특별한 능력이 있는 양만일까요? 아닙니다. 아파서 힘들어한다고 해도, 또 실수를 많이 해서 사고뭉치라고 해도, 주인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해도 양이라면 당신 문으로 들여보내기 위해 힘쓰십니다. 즉, ‘최선을 다해 나에게 와야 해’라고 하시지 않고, ‘우리 함께 하자’라고 힘과 용기를 주시는 사랑 가득하신 분입니다.

 

이 문을 통해서만 구원을 받고, 또 그 안에서 생명을 얻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문에 들어갈 수 없는 도둑이며 강도가 있습니다. 주님의 뜻과는 반대되는 악의 세력입니다. 이들은 주님의 문에 들어갈 수 없기에, 그곳에 들어가는 양들을 계속해서 유혹합니다. 마치 자기가 주인인 양 양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문밖으로 데리고 갑니다.

 

주님의 문으로 주님과 함께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내 이웃이라는 존재도 중요합니다. 그들 역시 주님의 부르심을 받는 양이기에, 함께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함께 생명을 누리면서 참 기쁨을 누려야 합니다.

 

 

오늘의 명언: 용기 내서 생각하는 대로 살아라! 그러지 않으면 당신은 머잖아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폴 브루제).

 

사진설명: 나는 양들의 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