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부활 제 5주일 / 키엣 대주교님 ~

 부활 제5주일. 키엣 대주교님.

‘주님과 같은 사랑’이 바로 교회의 생명입니다.

 

 

 

진정한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자 합니다.

 

어느 날 나이팅게일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한탄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녀가 빨간 장미를 가져오면 나와 춤을 추겠다고 했는데 빨간 장미를 어디서 구할 수 있지?” 나이팅게일은 사랑하는 그를 위해 빨간 장미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러나 한 겨울에 빨간 장미는 없었습니다. “딱 한 송이만 있으면 되는 데…” 장미 나무가 알려주었어요. “한 가지 방법이 있지만 너무 끔찍한데 할 수 없을거야” 나이팅게일은 애원했습니다. “달빛이 밝게 비추는 날 너의 가슴에 내 가시를 대고 밤새도록 사랑의 노래를 부르면 너의 뜨거운 피가 내 몸 구석 구석으로 스며들어 빨간 장미가 피어 날거야”

 

“빨간 장미 한 송이를 얻기 위해 내 목숨을 바쳐야 한다고요? 하지만 사랑은 생명보다 소중하고, 내 작은 심장은 사람의 뜨거운 심장에 비할 바가 못 되지요.”

 

하늘 높이 둥근 달이 떠오르자 나이팅게일은 장미나무로 날아가 자신의 가슴을 장미 가시에 대고 밤이 새도록 사랑의 노래를 불렀어요. 뜨거운 피가 흘러나올 때마다 꽃잎이 하나 둘 피어났지만 붉은 꽃잎이 아니라 하얀 꽃잎이었어요.

 

장미가 소리쳤어요. “가슴을 좀 더 가시에 바짝 갖다 대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날이 밝기 전에 장미꽃을 다 피워 내지 못할 거야.” 아픔을 참고 가시에 더욱 가까이 대고 더 크게 노래하자 그제서야 하얀 꽃잎이 발그레하게 붉어지기 시작했어요.

 

장미가 다급하게 소리쳤어요. “날이 밝기 전에 빨간 장미를 다 피워 내려면 좀 더 가까이 와야 해.”

 

고통을 참으며 가시에 바짝 다가서자 가시가 심장을 찔렀고 고통이 온몸으로 번졌어요. 고통이 극에 달할수록 나이팅게일은 죽음으로써 완성되는 사랑, 무덤 속에서도 결코 시들지 않는 자신의 사랑을 격렬하게 노래했습니다. 마침내 장미는 진한 핏빛으로 물들었지만 나이팅게일의 노랫소리는 점점 작아졌고 두 날개는 힘없이 파닥이기 시작하고 두 눈 역시 빛을 잃어갔습니다. 희미해져 가는 정신과 숨이 막히는 고통 속에서도 온 힘을 다해 마지막 한 곡을 토해 내자 차가운 아침 공기 속에서 빨간 장미가 활짝 피어 났어요.

 

 

 

아침 새벽에 창문을 연 청년은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빨간 장미가 피었네! 행운이 제 발로 찾아왔군.” 그는 장미를 꺾어 들고 기쁨에 들떠 아가씨에게 달려갔습니다. “아가씨, 빨간 장미를 가져오면 저와 춤을 추겠다고 했죠?” 하지만 그녀는 냉정하게 대답했습니다. “그 꽃이 제 드레스에 어울릴지 모르겠군요. 궁정 고관의 조카는 제게 아주 값비싼 보석을 보냈답니다. 보석이 꽃보다 훨씬 값지다는 건 어린애도 아는 사실이죠.” 청년이 실망하며 “세상에! 당신은 털끝만큼도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이군요.”라며 빨간 장미를 길바닥에 내팽개쳐 버렸고 그 위로 마차 바퀴가 마구 짓밟고 지나갔습니다.

 

 

 

너와 나의 사랑이 하나되는 사랑은 어렵습니다. 사랑은 희생과 피의 결과입니다. 사랑의 깊이는 삶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진정한 사랑은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십자가 죽음으로 진정한 사랑을 보여주신 예수님의 사랑을 되새겨 봐야합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것은 주님의 새 계명입니다.

 

주님의 사랑은 일반적인 세상의 사랑이 아닙니다. 이기적인 사람들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만을 사랑하며, 자신에게 이익이 있을 때만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쉽습니다.

 

‘주님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은 자신을 버리고 겸손하게 봉사하고 희생하는 사랑입니다.

 

‘주님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은 나보다 나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주님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은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들, 스스로 자신을 해치는 사람들, 그리고 결핍과 소외로 상처받고 있는 사람들 그들 모두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주님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은 끝없이 용서하고 서로 화합하는 사랑입니다.

 

‘주님과 같은 사랑’이 바로 교회의 생명입니다.

 

‘주님과 같이 사랑하는 모습’이야말로 진정 아름다운 그리스도인의 모습입니다.

 

그 아름다움이 바로 주님의 모습이며, 사람들을 교회로 이끄는 힘의 원천입니다.

 

주님, 주님께서 저희를 사랑하신 것과 같이 저희도 형제를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아멘.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나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십시오.

2. 가족과 나의 공동체는 어떤 사랑을 하고 있습니까? 그 사랑은 형제 자매를 일치시키는 사랑입니까? 아니면 이기적인 사랑입니까?

3. ‘주님과 같이 사랑하라’는 주님의 새 계명을 따르고 실천하는 삶에 대해 묵상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