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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선(레오나르도) O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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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 제 10 주일 - 급선무 / 김찬선 신부님 ~ 오늘 연중 제10주일의 독서와 복음을 읽으면서저는 ‘누구와 싸울 것인가?’, ‘무엇과 싸울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나는 정작 싸워야 할 것과는 싸우지 않고괜히 엉뚱한 것을 붙잡고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야곱은 형과의 두려운 만남을 앞두고형과 싸우기보다 하느님과 씨름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하느님과 싸우고 나 자신과 싸워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에우리는 엉뚱하게 다른 사람의 소소한 잘못을 놓고 싸우곤 하지요. 우리 인생은 남의 잘못이나 갖고 싸울 정도로 한가하지 않습니다.먼저 내 안의 악과 싸우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급선무(急先務).급선무란 급하고 앞서는 일이라고 풀이할 수 있는데우리는 급선무 식별과 급선무 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 내 발이 썩어들어가고 있으면 그것부..
~ 깨끗하신 성모성심 - 비월서 깨끗한? 채워서 더 깨끗한! / 김찬선 신부님 ~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어제 예수 성심 대축일에 이어 오늘 티 없으신 성모 성심 축일을 지냄은당연하다고 여러분도 생각하실 것이고 그 이유도 여러분이 다 아실 겁니다. 예수님 가신 길을 가장 완전히 따르신 분이 어머니 마리아시니예수 성심과 제일 많이 닮은 분도 당연히 어머니 마리아시지요. 그런데 거룩한 마음이라는 면에서는 두 분의 마음이 같지만그 거룩함이 조금은 다른 것 같습니다.성모 성심에는 ‘티 없이 깨끗하신’이라는 말이 붙으니 말입니다. 그러니까 성모 성심은 깨끗하심/정결에 방점이 있는 듯합니다.그리고 깨끗하신 성모 성심은 주님을 위한 거룩한 마음입니다. 무슨 말입니까? 예수 성심이 주님께서 인간의 죄 때문에 마음에 상처받으시면서도인간구원을 위해 당신 사랑을 포기하지 않..
~ 예수성심 대축일 - 옹졸한 마음을 어떻게 하면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 김찬선 신부님 ~ ‘당신은 내 마음 몰라.’라는 말을 우리는 많이 합니다.‘당신은 모르실 거야. 얼마나 사랑하는지.’라는 유행가도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모른다고 솔직히 말했으면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 텐데 안다는 식으로 말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당신은 내 맘 몰라라고 말하면그때 우리는 모르긴 왜 몰라라고 하곤 하지요. 그렇습니다. 알긴 압니다.문제는 얼마나 아는가이고, 사실 다 알진 못하잖아요? 그런데 우리 마음의 상처는 이렇게 내 마음을 몰라줄 때 받고,제 생각에 이 상처가 욕먹을 때 받는 것보다 훨씬 더 큽니다. 욕이나 모욕은 인격적 상처이기에 마음의 상처보다 더 크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욕이나 모욕은 내가 잘못하거나 부족해서 받는 것이라면마음의 상처는 나의 잘못이 없는데도 나의 사랑이무시당하거나 배신당..
~ 연중 제 9주간 목요일 - 자기만 없으면 / 김찬선 신부님 ~ “우리는 성실하지 못해도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성실하십니다.” 오늘의 서간은 하느님의 성실하심과 우리의 불성실함을 비교하는데사실 우리는 불성실합니다. 불성실하지 않다고, 더 나아가서 성실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만큼뻔뻔한 사람은 우리 중에 아마 없을 것이고,그러므로 철면피가 아니라면 우리는 오늘 이 말씀을 들으면서우리의 불성실에 대해서 마땅히 마음이 찔려야 하고,하느님께 죄송스러운 마음이 커야 할 것입니다. 그렇긴 하지만 우리의 불성실에 대해서 성찰하고 반성할지라도그 성실함과 불성실함의 과녁이 올발라야 할 것입니다. 왜냐면 우리는 성실이나 불성실을 얘기하면 즉시하고 있는 일에 대한 성실과 불성실을 떠올리고,일도 하느님의 일이 아니라 자기가 맡은 일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바오로 사도가 티모테오에..
~ 연중 제 9주간 수요일 - 내가 지닌 영 / 김찬선 신부님 ~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 비겁함의 영이라!비겁함의 영이 있습니까?있다면 어떠한 영입니까? 비겁(卑怯)함이란 한자어를 그대로 뜻풀이하면 이렇습니다.비란 비천하다고 할 때의 그 ‘천하다’, ‘저속하다’는 뜻이고겁이란 ‘겁나다/두려워하다’, ‘약하다’, ‘피하다’는 뜻으로서비천하고 약하기에 두려워하고 두려운 것을 피하는 겁니다. 저는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들에게 아쉬움 같은 것이 있습니다.영(spirit)적인 차원을 중시하지 않거나 간과한다고 제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그런데 Scott Peck이라는 분은 좀 다르고이분의 주장이 저의 생각과 많이 일치합니다. 그것은 약함-두려움-회피의 구..
~ 연중 제 9주간 화요일 - 내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는 / 김찬선 신부님 ~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드려라.” 오늘 주님께서는 황제의 것과 하느님의 것을 나누어 말씀하시는데저의 프란치스칸적이고 신앙인적인 관점에서 볼 때황제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과연 있는가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 신앙인은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아닙니까?그러니 이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 곧 말이 안 되는 말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주님께서 말씀하셨으니 말도 안 된다고 너무 쉽게 일축해서는 안 되고,뭔가 다른 뜻이 있지 않을까 생각은 해봐야겠지요. 제 생각에 그것은 진짜 황제의 것이 아니라황제가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고,그래서 자기 것 돌려 달라고 하니 돌려주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거듭 말하지만 우리 신앙인에게는 한가지 뿐입니다.모든 것은 다 ..
~ 연중 제 9주간 월요일 - 덧셈인생, 뺄셈인생 / 김찬선 신부님 ~ 뺄셈 정치라는 말이 있습니다.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이나 정파를 배제하는 정치라고 사전은 정의합니다.그렇다면 덧셈 정치도 있겠고 그것은 가능한 모든 것을 끌어안는 것일 겁니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 복음 말씀의 한 말씀이 눈에 들어옵니다.“그를 붙잡아 죽이고는 포도밭 밖으로 던져 버렸다.” 여기서 포도밭 밖이란 공동체 밖이란 뜻이고,포도밭 밖으로 던져 버렸다는 것은 공동체서 축출했다는 뜻이며머릿돌이어야 할 주님을 사람들이 버려버렸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저는 요즘 저와 가까운 공동체들 안에서 이런 모습을 보면서 무척 슬프고,그러는 사람들을 볼 때면 마음이 무척 아프고 그 사람들이 무척 가엽습니다. 왜 덧셈은 할 줄 모르고 뺄셈만 하는가?그런데 자기가 그런 줄은 알고 있을까? 자기가 그런 줄 안다면 무척 슬..
~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성혈 대축일 - 나는 누구인가? 개인가? 자녀인가? / 김찬선 신부님 ~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이것은 요한의 서간에 나오는 말씀인데저는 이 말씀으로 모든 신비와 의문을 해결했습니다.이 말씀이 말하자면 모든 존재와 활동의 원리입니다. 모든 존재는 사랑이신 하느님에게서 비롯되었고,모든 존재는 이 사랑의 원리에 따라 창조되었고,모든 활동도 이 사랑의 원리에 따라야만 합니다.그래야지만 옳고 그래야지만 생명을 유지합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사랑이실 뿐 아니라그 사랑을 우리가 볼 수 있고 알 수 있도록 보여주십니다. 첫 번째로 보여주신 것이 육화이고 성탄입니다.두 번째로 보여주신 것이 주님의 공생활입니다.세 번째로 보여주신 것이 주님의 십자가입니다.네 번째로 보여주신 것이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성체와 성혈의 성사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보여주시지 않고,특히 당신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