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찬선(레오나르도) OFM

(1667)
~ 연중 제 3주간 금요일 - 큰 맘먹으면 / 김찬선 신부님 ~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놓으면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한다.” 비유의 이 말씀을 들으며 저는 이런 생각이 대번에 들었습니다.나는 씨만 뿌리면 되는구나! 왜냐면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놓으면 그 사람은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르는 채 저절로 열매를 맺게 된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쉽습니까?씨만 뿌리면 되니 이 얼마나 쉽습니까?그런데 이 쉬운 것조차 왜 하지 않을까요? 이런 생각은 어제 묵상의 연속입니다.어제 저는 이런 요지로 묵상하였지요. “하려는 사람에게 은총도 주어집니다.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는 사람에겐 은총도 필요 없고,그래서 은총을 바라지도 청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은아무리 은총이 주어져도 그리고 아무..
~ 연중 제 3주간 목요일 -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 김찬선 신부님 ~ 오늘 복음은 전혀 상관없는 두 가지 말씀을 모아놓은 것 같습니다.그래서 왜 전혀 상관없는 말을 한 데 엮어 놓았을까 생각해보니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곧 천조자조(天助自助)라는 뜻에서 공통적인 면이 있습니다. 도무지 아무것도 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소극적인 것을 넘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사람입니다. 힘이 싹 빠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아무런 의욕이 없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등불을 등경 위에 올려놓고 비추려는 의욕이 없어서아무 데나 방치해 함지 속에 두기도 침대 밑에 두기도 하고,돈이 제법 있어도 그것으로 선행을 하려는 마음이 없습니다. 그래서 남에게 빛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자기 방도 어둡고,남에게 주지도 않지만 받지도 못하고 은총도 받지 못합니다. 사..
~ 설 명절 - 올해 새해 맞이 잘 하시나요? / 김찬선 신부님 ~ 새해맞이.2025년 새해를 나는 어떻게 맞이할까? 설빔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오래 못 보던 가족과 만남을 기대하며설레고 들떠서 맞이하던 옛날 아이들과 같이 맞이하지는 않겠지요? 새해맞이는 애들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에 무덤덤합니까?그래서 새해 소망도 결심도 없이 맞이하는 것은 아닌지요? 그래서 묻습니다.새해가 됐는데도 새해를 맞아들이지 않아 새해가 아닌 사람이 행복할까,새해를 맞아들여 새해가 새해인 사람이 행복할까? 이것은 어리석은 질문이지요.새해맞이를 하지 않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우리는 그 이유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더라도 압니다. 그것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지요.죽은 사람은 새해맞이를 하지 않지요. 그리고 새해맞이를 하지 않는 것은 과거를 그대로 살겠다는 것이고,새롭게 한 해를 살겠다는 것이 ..
~ 연중 제 3주간 화요일 -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 / 김찬선 신부님 ~ “당신께서는 제물과 예물을 원하지 않으시고,오히려 저에게 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그리하여 제가 아뢰었습니다.‘보십시오, 하느님!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일까 우리는 사뭇 잘못 알고 있다는 뜻에서제물과 예물을 원하지 않으신다고 한 다음 하느님 뜻을 이루는 것,그것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라고 히브리서는 우리의 오해를 정정해줍니다. 그리고 복음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라야당신 형제요 어머니라고 주님께서는 오늘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어떻게 하면 그 뜻을 이룰 수 있을지 묵상코자 합니다. 이것을 우리 부모 자식의 관계에 빗대어 이해하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부모가 제일 원하는 것은 고작 옷이나 먹을 것을 사 오는 것이..
~ 연중 제 3주간 월요일 - 죽음보다 두려운 고통가운데서 사랑하기 / 김찬선 신부님 ~ “그리스도께서도 많은 사람의 죄를 짊어지시려고단 한 번 당신 자신을 바치셨습니다.” 요즘 제가 가끔 저에 대해 생각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제가 몇 살 때까지 사랑할까,사랑하다가 죽고 사랑을 위해 죽을까 하는 것인데오늘 히브리서가 다시 이런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정말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사랑하고,사랑을 위해 나 자신을 바칠 수 있을 것인가? 어려서는 이런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고어떻게 보면 자신만만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뜻으로 전신을 기증했는데하지만 그것으로 진정 죽는 순간까지 사랑했다고,사랑을 위해 나를 바쳤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제가 20대에 전신을 기증했으니 그것은 20대의 사랑이지죽을 때까지의 사랑이 아니고 죽을 때의 사랑도 아닙니다. 더욱이 전신 기증은 몸뚱이의 기증이지 저를 바친 것이 아..
~ 연중 제 3주일 - 민족을 찾는 사람과 구원을 찾는 사람 / 김찬선 신부님 ~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오늘 복음은 성경 말씀이 이루어졌다는 말씀으로 끝납니다.그래서 오늘은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는 조건을 생각해봤습니다. 첫째, 선포하는 사람 측면에서 생각해봤는데선포하는 사람이 어떻게 선포해야 성경 말씀이 이루어질까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선포자가 자기 말을 하면성경 말씀은 애초에 이루어지지 않겠지요. 그런데 성경 말씀을 봉독하는데 어떻게 자기 말을 하겠습니까?그러니까 자기 말을 한다는 것은 선포되는 말은 성경이지만선포하려고 하는 것과 선포하는 것은 자기 말인 경우입니다. 의도와 관련이 있다는 말입니다.의도가 순수하지 않은 것입니다. 자기주장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기 위해성경 말씀을 끌어들이는 경우가 한 예입니다. 예를 들어 논쟁할 때 권위자도 자기와..
~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 뜨거웠던 적이 있는가? / 김찬선 신부님 ~ 신앙인이 아닌 사람에게 회개가 그저 개과천선(改過遷善)의 의미라면신앙인에게 회개는 개과천선의 의미도 있지만흔히 하느님께로 돌아섬을 뜻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기준이나 관점에서 볼 때 바오로 사도의 회심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그는 하느님을 등지고 있지 않았고 하느님의 일을 등한히 하지도 않았습니다.자기 입으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도 하느님을 열성으로 섬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등지고 있었던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예수였고,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으며 그래서 예수를 등지고앞장서 가혹하게 신자들을 박해할 정도로 하느님께 열성적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나중에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그가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전했던 것은그가 누구보다 하느님을 열성적으로 믿었기 때문이고,하느님께로 향했던..
~ 연중 제 2주간 금요일 - 있는 그대로 나를 원하시고 사랑하시는 / 김찬선 신부님 ~ “그때에 예수님께서 산에 올라가시어,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가까이 부르시니 그들이 그분께 나아왔다.그분께서는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사도라 이름하셨다.” 오늘 복음은 너무도 많이 들은 복음이지만오늘은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이라는 말씀이 특히 눈에 들어오면서나는 주님께서 원하시는 사람일까 하는 묵상을 저절로 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주님께서 원하시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그런데 한번 생각해 볼 일입니다.주님께서는 제자들을 보시고 난 뒤에 원하시게 되었을까요? 제 생각에 그런 것이 아닐 것입니다.보시고 마음에 들어 원하시게 된 것이 아니라 보시기도 전에 원하셨을 것입니다. 이는 마치 태어나기도 전에 손주를 원하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할아버지는 어떤 손주 이전에 손주를 원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