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고요, 집중을 몸에 익힌다
미사의 은총을 제대로 누리려면 가장 먼저 필요로 하는 것이
침묵, 고요, 집중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거룩한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그분의 거룩한 사랑의 현존 안에
온전히 머물기 위해서는 침묵하고 고요함 안에서 집중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날 젊은 세대가 미사를 재미없어하고 따분하게 여기는 이유는 그들이 바로
이 세 가지를 이루는 데에서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속도와 변화에 더 익숙한 이들, 잠깐의 짬도 인터넷이나 핸도픈 대화로 메우지
않으면 안절부절 못하게 되는 이들에게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미사시간이
여간 고역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침묵, 고요, 집중을 몸에 익히게 되면 그들이 이제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세계가 눈 앞에 열리게 될 것입니다.
침묵한다는 것은 말과 행동으로 정숙하면서 생각과 분심을 끊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미사가 시작되기 전 조금 일찍 와서, 쓸데없이 여기저기 둘러보거나
불필요한 것들을 생각하거나 공연히 책을 뒤적거릴 것이 아니라, 침묵을 통해
고요함에 이르도록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이렇게 고요함에로 우리를 이끌어 주는 것이 침묵입니다.
고요함이란 단순히 외적으로 침묵하고 말을 하지 않는 것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참된 고요함은 생각, 감정, 마음까지도 평안한 상태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한 상태에 있을 때 우리는 온전히 미사를 거행하고, 하느님을 공경하며 관상을
할 수 있습니다.
집중은 세상의 다양한 사물과 사건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주의력을 되찾아
혼란해진 정신을 하나로 모은 것입니다.
우리가 미사 전례나 성체조배를 할 때에는 언제나 집중을 필요로 합니다.
집중하지 못하는 전례는 단순한 구경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사에 참여할 때 다음과 같은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지금 나는 여기에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성찬례에 참여하는 것뿐이다.
이것이야말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고, 나는 온전히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 여기에서'(hic et nunc)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미사와 성체조배를 통하여
우리가 하느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침묵 가운데 내적 고요함과 집중을 이뤄, 매번 미사 또는 성체조배
안에서 하느님을 깊이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과르디니, 「미사, 제대로 드리기」참조).
-- 차 동엽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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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침묵, 고요, 집중을 몸에 익힌다
글쓴이 : jeosahp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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