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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다섯째 주, 첫째 날] 혼돈 속에서

다섯째 주, 첫째 날

혼돈 속에서


이사야 45,9-13

아! 네가 비참하게 되리라.

자기를 빚어 낸 이와 다투는 자여,

옹기기릇이 옹기장이와 어찌 말다툼하겠느냐?

옹기 흙이 어찌 옹기장이에게

“당신이 무엇을 만드는 거요?” 할 수 있겠느냐?

작품이 어떻게 작자에게

“형편없는 솜씨로군”하고 불평할 수 있겠느냐?

어느 누가 제 아비에게

“왜 이모양으로 낳았고?” 할 수 있겠느냐?

자기 어머에게 어찌

“이 모양으로 낳느라고 그 고생을 하였소?” 할 수 있겠느냐?

이스라엘을 빚어 만드신 거룩하신 이,

야훼께서 말씀하신다.

“내 자식들의 일로 너희가 나를 심문하는 것이냐?

이 손으로 하는 일을 이래라 저래라 명령하는 것이냐?

땅을 만든 것은 나다.

그 위에 사람을 창조해 놓은 것도 나다.

이 손으로 내가 하늘을 펼쳤다.

그 모든 별들에게 내가 명령을 내렸다.

내가 그를 일으켜 승리하게 하였다.

그의 앞길을 평탄하게 닦아 준 것도 나다.

그가 나의 도읍을 재건하리라.

포로 된 내 백성을 해방시키리라.

대가도 선물도 아니 받고 해방시키리라.

만군의 야훼가 말한다.”



해설

원시인들은 평온하며 아름다운 자연만이 아니라 바람과 홍수가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보다 극적인 자연을 보면서, 그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알아보았다.

하느님께서는 자연 속에 현존하시듯이 우리의 역사 속에서도 현존하신다. 그러나 자연의 하느님을 만나는 것은 훨씬 더 쉬운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역사의 하느님과 만나려면 반성과 역사적인 안목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자연 속에서만이 아니라 인간의 역사 속에서 분출하는 힘과 에너지도 극적인 것이다. 역사 속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읽기’ 위해서는 하느님께서 인류의 역사 속에 현존하시며 활하심을 깊이 믿는 것이 요구된다.

오늘 나오는 이사야서를 읽어보면 하느님께서 세계적 상황과 역사적 사건들 속에서 활동하심을 똑바로 인정하고 그에 대해 묵상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이 대목에서 강조되고 있는 역사적 상황은 고레스를 임명하신 하느님의 조처와 손길이다. 믿기 어렵지만 고레스는 이교도로서 하느님의 도구가 되어 이스라엘의 오랜 귀양살이가 끝날 때 이스라엘을 재건한다. 이 대목은 지난 날 하느님께서 얼마나 충실하게 그들을 사랑하셨는가를 히브리인들에게 상기시켜 주고 있으며, 계속 그들에게 하느님을 신뢰하도록 인도하고 있다.

대부분의 문화권과는 다르게, 히브리인들은 하느님께서 그들의 역사 속에 어떻게 현존하여 계셨는지를 직관적으로 알고 있었다. 이러한 이해심은 일차적으로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구원을 받았다는 생생한 기억에서 나온다. 그들은 이 사건을 하느님께서 직접 개입하시어 홍해를 가로 건너 그들을 자유롭게 해주셨다고 신앙적으로 해석하였다.

야훼 안에서 역사의 하느님과 자연의 하느님은 하나로 합일된다. 히브리 백성들은 그들을 구원하신 역사의 하느님은 동시에 그들을 뽑힌 백성, 축성된 민족으로 새롭게 키워 주신 자연의 하느님이심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의 자유는 하느님께서 옛 히브리 백성을 위해 함께 해주셨던 것처럼, 오늘의 혼란스러운 사건들 -불, 홍수, 바람- 속에 현존하여 계심을 믿고 신뢰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도 하느님께 신뢰심을 가져야 한다. 하느님의 구원 능력에 순종하는 것은 계속적으로 펼치시는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동참하는 것이다.  



기도안내 : 현대를 위한 기도

매일기도 양식 : ‘매일 기도하는 방법’ 게시물 참조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긴장을 풀고 조용히 자신을 가라앉힌다.

하느님께 대한 나의 의존성을 분명히 한다.


구하는 은총

자유의 은총, 즉 하느님께서 나에게 어떤 사명을 맡기시든지 기꺼이 “예”하며 분명하게 응답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는 은총을 구한다.


기도방법 

기도하는 마음으로 위의 성서 구절을 읽고 성서 말씀이 내 마음속에 깊이 자리잡게 한다. 조용히 뉴스 잡지나 신문을 넘기면서, 신앙의 눈으로 머리말 기사, 기사 제목 및 사진들을 본다. 신문이나 잡지를 숙독하면서 간간이 내가 좋아하는 성서 구절을 - 예로서 “내가 세상을 만들었도다”나 아니면 “하느님께서 내 도시를 다시 세워 주시리라”- 집어 넣어 음미한다.

주님의 기도로 기도를 마친다.


기도 후 반성

이 기도 중에 알게 된 모든 느낌, 체험 또는 깨달음들을 영적일기에 적는다.

출처 : [다섯째 주, 첫째 날] 혼돈 속에서
글쓴이 : 가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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