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데서 뛰어내려 골짜기 밑으로 흘러간다네. 언제나 부르심에 응답하면서 가장 낮은 데로 흘러간다네.
"두려움아, 이 많은 물들이 자기를 아낌없이 내주며 포기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목자가 이렇게 속삭이자, 그녀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아름답고도 무시무시하다고 생각해요." "무시무시하다니?" 뛰어내려야 하니까요. 저렇게 높은 데서 뛰어내려 산산조각이 나야 한다는 것이 너무 무서워요. 차마 보고 있을 수가 없어요."
"좀더 자세히 보렴. 물줄기 하나가 저 위에서부터 바닥에 떨어질 때까지를 잘 지켜보렴." 두려움은 숨을 죽이고 쳐다보았다. 물들이 자기를 내주고 황홀한 기쁨에 넘쳐 마치 날개라도 달린 것처럼 절벽을 뛰어 내리는 모습은, 마치 천사들이 무지개 날개를 펴고 노래하며 나는 것 같았다.
두려움은 그 모습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했다. "물들은 마치 저 순간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요. 표현할 수 없는 활홀경과 기쁨 속에서 자신을 내던지는 것처럼 말예요"
목자는 기쁘고 감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네가 그걸 깨달아서 기쁘구나. 이 폭포들은 저 위 왕국에 있는 높은 데서부터 흘러내리는 폭포란다. 나중에 이 폭포 줄기를 다시 보게 될 거다. 저 물들이 바위에 떨어져 부서질 때 기쁨이 멎는 것 같지 않니?"
두려움은 목자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 물은 아래로 떨어질 수록 정말 날 듯이 더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아래 바위에 다다르면 모든 물들은 바위를 뒤덮으며 그 둘레를 의기양양하게 소용돌이치며 굉장한 급류가 되어 장관을 이루며 흘러갔다.
물들은 목청 높여 웃고 소리치며 다음 절벽을 향해 그리고 자기 자신을 내주는 그 다음 번의 멋진 위기를 향해 숲을 지나 더욱더 낮은 곳으로 흘러갔다. 거기서는 또다시 훨씬 밑에 있는 수치의 골짜기를 향해 자신들을 내던질 것이다. 물들은 뱌위에 부딪쳐 고통스러워하기는커녕 급류 밑바닥의 장애물들을 자기들이 극복해야 할 또 다른 대상으로 여겨, 장애를 극복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멋진 기회로 여기는 것 같았다. 사방의 환희에 차, 미친 듯이 웃고 기뻐하며 소리치는 물소리로 가득했다.
목자가 말을 계속했다. "처음 보면 뛰어내리기가 무시무시해 보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물들은 하나도 두려워하거나 머뭇 거리지 않지. 움츠러들지도 않고 오히려 말할 수 없는 기쁨과 영광으로 가득 차 있단다. 그건 물에게는 본성적인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내주는 것이 바로 물의 삶이란다.
-『'높은 곳에서 사슴처럼』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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