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주, 다섯째 날
부활절은 바로 지금
묵시록 21,1-7
그 뒤에 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이전의 하늘과 이전의 땅은 사라지고 바다도 없어졌습니다. 나는 또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이 신랑을 맞을 신부가 단장한 것처럼 차리고 하느님께서 계시는 하늘로부터 내려 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때 나는 옥좌로부터 울려 나오는 큰 음성을 들었습니다. "이제 하느님의 집은 사람들이 사는 곳에 있다. 하느님은 사람들과 함께 계시고 사람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친히 그들과 함께 계시고 그들의 하느님이 되셔서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 주실 것이다. 이제는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다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 때 옥좌에 앉으신 분이 "보아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 하고 말씀하신 뒤 다시금 "기록하여라, 이 말은 확실하고 참된 말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다 이루었다. 나는 알파와 오메가, 곧 처음과 마지막이다. 나는 목마른 자에게 생명의 샘물은 거저 마시게 하겠다. 승리하는 자는 이것들을 차지하게 될 것이며 나는 그의 하느님이 되고 그는 내 아들이 될 것이다.
해설
“장미는 하얀 색이었는데 약간 분홍빛을 띠고 있었지...... 신부 들러리의 드레서는 연보라색이었는데 그건 그때 유행하는 색깔이었어...... 내 드레스는 19불이었는데 그건 일주일 분의 급료보다 많았단다!”
일흔일곱 살의 노인이 자신의 결혼식 이야기를 딸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이야기를 하면서, 결혼식 때의 자신의 젊었던 시절을 돌이켜보는 그녀의 눈이 반짝거리며 얼굴은 환하게 밝아졌다.
노인의 딸은 지난 일을 이야기하는 이 순간, 매우 생기가 넘치는 그녀의 어머니를 보고 기뻤으며, 결혼식 날이 얼마나 생생하게 그녀 어머니의 가슴에 살아 있는지를 보고 놀라웠다.
사십 년 전에 남편의 죽음으로 인한 사별을 견디어 낸 사랑이 생과 사의 거리를 뛰어넘은 것이다. 이 값진 순간에, 하늘과 땅이 합쳐졌다. 늙은 과부의 가슴에 젊은 날의 신부가 살아 있는 것이다. 그녀가 완전히 포옹하며 포옹받을 때 얻게 될 기쁨을 기대하면서 “아직 때가 안 된” 일치를 기다리고 있다.
사랑하고 사랑받고자 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갈망은 모든 역사를 통해 반향되어온 에너지이다. 마지막으로 변형된 이 세상으로, 다시 얻게 된 낙원으로, 새로운 예루살렘으로 창조물들을 이끌어 당기며, 모든 생명을 통해서 울려퍼지는 것은 신부의 희망의 노래이다.
그것은 부활절 축하가 주는 기쁨이다.
부활절의 초가 이 땅의 물이 담긴 세례의 태반(부활절 전야)으로 잠겨지면서 희망이 드러난다. 괴물의 거처라고 오랫동안 무서워했던 혼돈의 물 속에서 새로운 사랑의 탄생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스도의 성령이 꿰뚫고 들어간 물은 창조물들의 갈망으로 인한 갈증을 영원히 꺼줄 힘을 갖게 되었다.
그리스도께서 죽으셨으며, 부활하셨으며, 그분의 성령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
우리가 이 부활절의 신비에 온전히 임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부활이 지닌 사랑의 에너지 속에서 생활하는 것이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믿으며, 그분께 우리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사랑의 가능성이 지닌 가장 심오한 현실을 이 세상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현재의 부활절을 생활한다는 것은 신비의 활홀경을 떨쳐버리고 사랑이 지닌 자유를 주장하는 것이다.
사랑의 자유를 함께 나누는 것은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는 것이다. 그것은 상처를 통해 아픔을 치료하며, 진부한 일상생활의 단조로움 속에 의미를 불어넣어 주면서, 그리스도적 삶을 사는 것이다.
부활절의 알파란 말은 사랑의 오메가란 말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이 사랑은 모든 죽음과 모든 어두움과 모든 눈물을 이겨낸다. 부활절의 사랑은 한이 없다. 그것은 완전히 수용적이며, 충실하며, 무조건적이다. 모든 창조물을 화해시키는 합일로 이끄는, 우주를 일치시키는 단 하나의 힘은 사랑이다.
사랑은 장소이며
이 사랑의 장소를 통해
(평화의 빛남을 지나고)
모든 장소들이 움직인다.
‘네’는 세계이며
이 ‘네’의 세계에서
(솜씨있게 휘말려서)
모든 세계가 살아간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우리들에게 하신 하느님의 영원한 명세를 지키신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신부의 ‘네’는 기쁨의 계약을 영원히 봉인한다.
기도 안내 : 신부의 만트라
+ 매일기도 양식: ‘매일 기도하는 방법’ 게시물 참조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긴장을 풀고 조용히 자신을 가라앉힌다.
하느님께 대한 나의 의존성을 분명히 한다.
+ 구하는 은총
부활하시느 그리스도의 기쁨을 깊이 함께 나눌 수 있는 은총을 구한다.
+ 기도 방법: ‘여러가지 형태의 혼자 기도하는 방법’ 게시물 중에서 [만트라] 참조.
부활하신 그리스도 앞에 있는 나 자신을 상상한다. 그리스도의 빛으로 차려입은 신부인 나 자신을 본다(남자들도 똑같이 한다).
그리스도의 뚫고 들어가는 사랑의 기쁨 속에서 완전히 긴장을 푼다.
나의 존재 속으로 그분의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받아들인다. 그리스도께서 조건없이 나를 받아들이시겠다고 맹세하는 말씀을 듣는다.
그와 같은 사랑 앞에서 나는 기도하는 자세로, 가능하다면 큰 소리로 아래의 ‘사랑과 찬미의 기도’를 음송하는 것으로 응답한다.
내 마음을 가장 감동시키는 단어나 구절을 되새기면서, 만트라 형식으로 이 기도를 되풀이 한다.
<사랑과 찬미의 기도>
주 하느님, 당신의 사랑이 넘쳐 흘러
만물을 지으셨을 때
이미 당신은 저를 생각하셨나이다.
저는
당신의 사랑 때문에, 당신의 사랑 안에서, 당신의 사랑을 위해
존재하나이다.
오! 하느님! 나의 마음이 항상
모든 피조물 속에 있는 당신의 선하심을 인정하고
소중히 여기며
즐길 수 있게 하여 주소서.
나의 모든 것이 당신을 찬미할 수 있게 이끌어 주소서.
모든 사람과 만물을 경외하는 마음을 저에게 가르쳐 주십시오.
당신을 위해 봉사하는 힘을 제게 주소서.
주 하느님,
이 세상의 그 어느 것도
건강도 질병도
부(富)도 가난도
명예도 치욕도
장수(長壽)도 단명(短命)도
당신의 사랑으로부터 나를 떼어놓지 않게 하소서.
당신이 의도하시고 원하시는 것 이외의 그 어느 것도
구하거나 택하지 않게 하소서.
아멘.
+ 마침기도
사랑에 대해 사랑을 되돌려주면서, 단순히 사랑의 존재를 즐긴다. 주님의 기도를 바친다.
+ 기도 후 반성
기도 중에서 특별히 나를 감동시킨 단어들과 마음속에 떠오른 깨달음이나 느낌을 영적일기에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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