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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레신부님의 천주교회역사

[스크랩] 황사영 백서사건-7

 

 

 

韓國天主敎會史 

     ― 韓國天主敎會史에서 보여준 순교자들의 모습들 ―

 

㉦ 이와 같이 멸망(滅亡)의 일보 전에 놓여, 마지막 숨 한 가닥밖에 남지 않았던, 이 나라가 처하여 있던 위험(危險)을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이 끼치나이다. 이 해독(害毒)을 막고 그 뿌리를 뽑는 데에 시각(時刻)을 (遲滯)할 수가 없었나이 다.

이인(李인)과 홍락임(洪樂任)과 윤행임(尹行恁)은 스스로 목을 매어죽을 허 락(許諾)을 받았사옵고, 주문모(周文謨)는 정약종(丁若鍾), 이승훈(李承薰), 홍 락민(洪樂敏) 등과 함께 참수를 당하였나이다. 이가환(李家煥)은 매를 맞아 죽 었고, 정약전(丁若銓) ․ 정약용(丁若鏞)과 그 밖의 저들은 범죄(犯罪)에 가담(加 擔)한 정도에 따라 벌을 받았나이다.

이강도(强盜)들이 꾸민 계획(計劃)과 음모(陰謀)는, 그들 중의 하나인 황사영 (黃嗣永)이 조종하였나이다. 그는 폭풍우(暴風雨)를 미리 내다보고, 도망하여, 관헌(官憲)들의 탐색(探索)을 피하였었나이다. 그리하여 9월이 되어서야 붙잡 혀, 처음으로 신문(訊問)을 당하였나이다.

그런데 그의 공술(供述)에 의하면, 이승훈(李承薰)이 서양(西洋)의 도를 들여 온 뒤에, 그 강도(强盜)들은 북경(北京)의 서양인(西洋人)들과 통신(通信)을 계 속하였다 하옵나이다. 김유산(金有山), 황심(黃沁), 옥천희(玉千禧)등이, 사신일 행(使臣一行)이 북경(北京)에 갈 때마다 이 심부름을 하였나이다. 이 도당(徒 黨)들은 거기에서 부패(腐敗)시키는 계획(計劃)과 저들의 목적(目的)의 달성을 위한 방법(方法)을 꾸며냈나이다.

㉧ 주문모(周文謨)라고 불리는 자는 서민(庶民)의 옷을 입고, 국경선상(國境線上) 의 밀회장소(密會場所)로 와서, 밤낮으로 걸어, 을묘(乙卯, 1795)년에 이 나라 에 몰래 들어왔었나이다.

그는 이 도당(徒黨)의 스승과 두목으로, 여러 해 동안 숨어 있었나이다. 주 문모(周文謨) 강남성(江南省)의 대도시 소주(蘇州) 사람이옵나이다. 그가 비단 에 쓴 편지(便紙)중의 하나로, 황심(黃沁)과 옥천희(玉千禧)가 자기들 옷에 꿰 매가지고 가서, 서양인(西洋人)들에게 비밀리에 전하기로 약속(約束) 되었던 것을 압수(押收)하였사온데, 그것은 그들이 떠나기 전에 압수(押收)한 것이옵 나이다.

그 편지(便紙)를 전하는 임무(任務)를 맡았던 황심(黃沁)은 제 이름을「도 마」라고도 하였나이다. 이 편지에는 소방(小邦)을 전복(顚覆)하기 위하여, 서 양인(西洋人)들에게 제안(提案)하는 두 가지 끔찍한 계획(計劃)이 들어있었나 이다.

그 첫째는 서양(西洋)의 여러 나라에 전하여, 수백 척(數百隻)의 배에 5~6 만의 군사(軍士)와 대포(大砲)와 그 밖의 다른 무서운 무기(武器)를 싣고 와서, 해로(海路)를 통하여 소방(小邦)을 정복(征服)하고 파괴(破壞)하라고 제안하기 위하여, 그들에게 편지(便紙)를 보내는 것이었나이다.

그 둘째는 국경지대(國境地帶)에 자기들의 교를 믿는 사람 하나를 데려다가, 장사한다는 구실로 저리를 잡고, 편지를 전하고 그 도당(徒黨)의 계획(計劃)과 의논결과(議論結果)를 안전하게 통보(通報)하려는 것이었나이다.

김유산(金有山), 황심(黃沁), 옥천희(玉千禧) 및 그 밖의 자들의 공술(供述)이 이 두가지 점에서 일치(一致)하나이다. 뿐만 아니라, 유항검(柳恒儉)과 윤지헌 (尹持憲) 및 이 사도(邪道)들의 다른 무리들의 공술(供述)에 의하면, 서양함대 (西洋艦隊)를 청해올 음모(陰謀)도 있었다 하나이다. 그것은 확정(確定)된 결정 (決定)이었으며, 이가환(李家煥)과 그 밖의 자들이 비밀리에 반란(反亂)을 일으 키는 데 필요한 비용(費用)을 부담(負擔)하기로 되어 있었나이다. 이것은 또한 황사영(黃嗣永)도 공술(供述)한 바이옵나이다.

㉨ 아아, 서양의 여러 나라들은 소방(小邦)과는 아무런 은원관계(恩怨關係)도 없 나이다. 이성(理性)과 사리(事理)를 따른다면, 그들이 소방(小邦)을 전복(顚覆) 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 만 리(萬里)나 떨어져 있는 곳에 올 마음을 가질 수가 있겠나이까?

그러므로 이 결정(決定)은 그 강도(强盜)들이 힘이 다하여 절망한 나머지, 세상 끝에까지 구원(救援)을 청할 수밖에 없게 되어, 서양군대(西洋軍隊)를 청 하여 들여다가, 그들 자신이 문을 열어주고, 나라를 그들에게 넘겨주려는 계획 (計劃)을 세운 데에서만 오는 것이 틀림없나이다.

저와 관헌(官憲)과 백성(百姓)이 겁에 질리고 몸이 떨리며, 분한 마음이 뼈 에 사무쳐, 저는 김유산(金有山), 황심(黃沁), 옥천희(玉千禧), 황사영(黃嗣永), 유항검(柳恒儉) 등을 즉시 참수(斬首)시켰나이다.

그러하오나, 바다 한 구석에 자리 잡고, 폐하(陛下)의 은혜(恩惠)를 두텁게 입는 하찮은 이작은 나라가, 마치 제구(제국)의 영토 안에 있듯이, 해마다 조 공(租貢)을 바치는 것을 생각하옵고, 어떤 나라에 무슨 큰 일이 일어났을 때에 는 즉시 사자(使者)들을 보내어, 폐하(陛下)께 그 일을 소상하게 보고(報告)드 려야 함을 생각하옵고, 이 나라를 멸망(滅亡)의 한 걸음 앞에까지 이끌어 갔던 그 강도(强盜)의 무리들을 소탕(掃蕩)하여, 그 무서운 위험(危險)에서 벗어나, 이제는 평화(平和)와 안전(安全)을 누리게 되었음을 생각하옵고, 더욱이 폐하 (陛下)의 정령(精靈)이 모든 것을 통찰(洞察)하시며, 모든 것을 용납(容納)하 심을 생각하와, 이 사건(事件)의 진상(眞相)을 폐하(陛下)께 보고드리는 바이옵 나이다.

㉩ 비록 그 강도(强盜)들이 모두 뿌리가 뽑혔사오나, 다른 자들이 그 쓰러진 도당 (徒黨)을 다시 일으키려고 할지도 모르는 일이옵나이다, 그러므로 그자들이 숨 어서 관헌(官憲)의 탐색(探索)을 피할 것을 염려하여, 장래(將來)를 위한 대비 책(對備策)을 취하지 않을 수가 없나이다.

만약에 이 타락(墮落)시키는 강도(强盜)들 중 몇 명이 비밀리에 국경(國境) 의 변문(邊門)을 넘어가면, 관헌(官憲)들에게 명하시어, 그들을 잡아 돌려 보내 주시기를 폐하(陛下)께 간청하옵나이다. 이러한 은혜(恩惠)를 내려주시면, 그렇 지 않아도 두려움과 공경(恭敬)의 정을 일으키시는 폐하(陛下)께서는 제국(帝 國)의 제후(諸侯)들 사이에 평화(平和)와 안정(安定)을 굳게 하시게 될 것이옵 나이다.

폐하(陛下)의 소방(小邦)으로 자처하옵는 저는 폐하의 지극히 크신 관용(寬 容)을 믿는 마음이 가득하여, 이런 하찮은 일로 감히 귀찮게 구나이다. 도망 간 자들을 돌려보내 주시기를 이렇게 간청(懇請)하옵는 것은, 폐하를 귀찮케 하고, 폐하께 드려야 할 존경(尊敬)에 어긋나는 것이오며, 무례(無禮)한 짓을 하는 것이 되오나, 지나친 두려움과 놀라움으로 드리는 것이옵나이다.

㉪ 주문모(周文謨)로 말씀드리오면, 그의 재판(裁判)이 진행되는 동안 그를 외국 인(外國人)으로 알아보게 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았었나이다.

그의 의복(衣服), 언어(言語), 외양(外樣) 할 것 없이, 그를 이 나라 사람들과 구별(區別)하게 할 만한 것은 어떤 것도 없었나이다.

그러므로 그를 오직 백성(百姓)을 부패(腐敗)하게 하는 도당(徒黨)의 두목(頭 目)으로 밖에는 보지 아니하였사옵고, 또 그러한 죄목(罪目)으로 재판(裁判)을 받아 처형(處刑)되었나이다.

황사영(黃嗣永)의 공술(供述)로 말씀하오면, 절대적으로 확실(確實)한 것은 아니옵고, 어쩌면 참된 것과 거짓된 것을 구별하는 데에 필요한 통찰력(洞察 力)과 총명(聰明)이 모자랐는지도 모를 일이옵나이다. 그러하오나, 상국인(上國 人)이란 말과 그 모든 강도(强盜)들의 공술(供述)이 진실이건 거짓이건, 이 작 은 나라가 염려(念慮)할 이유(理由)가 있음을 생각할 때, 슬기의 법칙(法則)을 따라 그 도당(徒黨)들을 벌하지 않은 채 내버려두는 위험(危險)을 무릅쓸 수 가 없었사오며, 아울러 제국(帝國)의 신하(臣下)가 되는 왕으로, 천자(天子)께 그 사정(事情)을 보고 드리지 않을 수가 없었나이다.

㉫ 이렇게 여러 말씀을 사뢰옵는 것이 무례(無禮)하고 무엄(無嚴)한 것으로 보이 겠사오나, 이것은 더없이 정직(正直)하고, 솔직(率直)한 말씀이옵나이다. 저는 북쪽을 향하여 구름에 쌓인 하늘을 우러러보오니, 바라옵건대 하늘은 땅위에 있는 것을 굽어 살피소서!

세상을 부패(腐敗)시키다가 사형(死刑)으로 벌을 받은 강도(强盜)의 무리로 인하여, 소방(小邦)에 생겼던 불행한 혼란(混亂)의 시초(始初)와 결말(結末)은 이러하옵나이다.

항례(恒例)를 따라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의 직을 가진 조윤대(曺允大)라는 고관(高官)을 보내드리오며, 부사(副使)는 이조판서(吏曹判書)의 직을 가진 서 미수(徐美修)이옵나이다. 이들은 진문(秦文)을 가지고 북경(北京)에 가서, 조정 (朝廷)에 전달하여, 천자(天子)께 전하여 올리도록 청할 것이옵나이다.

가경(嘉慶) 6년 10월 20일 예부(禮部)에 드림.』

 

 

-샤를르 달레 神父 著-

 

 

출처 : 황사영 백서사건-7
글쓴이 : 시냇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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