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매체에 관한 교령 "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가르침

 

  

(6) 사회매체에 관한 교령

대중매체의 중요성·선용 강조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4개 헌장에 이어 9개의 교령 가운데 가장 앞서 나오는 것이 바로 「사회매체에 관한 교령」(놀라운 기술, Inter Mirifica)이다. 1963년 12월 4일 제정 반포돼 「매스미디어에 관한 교령」으로 불려온 이 교령은 대중매체의 발달이 가져온 변화에 주목하고, 교회는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고 응답할 것인지를 가르친 문헌이다. 대중매체는 하느님의 선물 교령의 핵심적인 시각은 한 마디로 『대중매체는 하느님의 선물이므로, 우리는 이 선물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대중매체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한 최초의 자리는 아니었다. 대중매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교황들은 그 중요성을 계속 지적해왔다. 교황 비오 10세는 근대주의의 오류에서 신앙을 수호하기 위해서 출판물의 엄중한 감독을 요청했고, 비오 11세는 매스 미디어의 선동적인 측면을 비판했다. 공의회 문헌의 기초가 된 가르침은 비오 12세에서 기인한다. 그는 대중매체에 대해 처음으로 종합적으로 다룬 회칙 「미란다 프로르수스」(Miranda Prorsus)에서 이 발명품들이 하느님의 선물이고, 진리와 도덕에 대한 봉사에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959년 설립된 매스컴위원회를 기반으로 「교황청립 영화 라디오 TV 위원회」가 설립됐고, 1960년 공의회 준비가 본격화되면서, 「출판 연예 사무국」이 설치됐다. 매스 미디어 교령의 초안은 바로 이들을 중심으로 작성됐다. 교령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서론(1~2항)에 이어 홍보의 올바른 자세(3~12항), 홍보 기관의 올바른 활용의 권고(13~22항), 그리고 결론(23~24항) 등이 그것이다. 어찌 보면 이 교령은 그 신학적 기반이나 연구의 깊이에 있어서 일천하며, 선용만을 강조하는 설교적 자세, 홍보 기관과 활동에 대한 과학적 연구 부족 등으로 인해서 공의회 문헌으로서는 부족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이 의안이 갖는 중요성은 다른데 있다. 즉 이 문제에 대한 새로운 연구의 출발이자 대중매체의 중요성에 대해 주목한 최초의 공식 문헌이라는 것이다. 이후 이 교령은 「일치와 발전」, 「새로운 시대」 등 매스 미디어에 관한 여러 문헌들의 연구와 반포로 이어졌으며, 관련 문헌의 발표가 거듭 될수록 그 신학적 통찰의 깊이와 연구의 전문성은 더욱 심화돼 갔다. 그리고 적어도 테크니컬한 면이 아닌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면에 있어서는 교황과 교황청의 관련 문헌들은 다른 어떤 석학의 연구보다도 깊이와 전문성을 확보해왔다고 할 수 있다. 교령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교령은 또한 「사회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즉, 「매스 미디어」나 「매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용어는 교회의 관심과 욕구, 전망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회와 문화 속에서 표현되는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모든 형태로서, 「사회 커뮤니케이션의 수단」(instruments of social communication)이 교회의 가장 적절한 용어라는 것이다. 교령은 또 전세계 모든 교구가 「홍보주일」을 지내도록 권고, 1967년부터 매년 거행돼 오고 있다. 교령은 아울러 교황청과 국가 단위로 사회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사무국 설치를 제안해 1964년 교황청에 이 기구가 설립됐고, 한국에서도 1967년에 매스컴위원회가 설치됐다. 오늘날 우리는 공의회 당시의 커뮤니케이션 환경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다. 사회홍보수단들은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아예 새로운 개념과 형태를 제시하고 있다. 「사회매체에 관한 교령」이 제시하는 정신과 입장은 정보사회로 상징되는 현대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교회의 입장과 가르침을 제시한다. 문제는 그 정신을 바탕으로 또 다시 새롭게 어떻게 적응해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