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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자캐오의 이야기 / 지병철 신부님 ~

 

    자캐오 이야기 /지병철 신부님

        세상살이 별것 있겠습니까? 이 작은 키에 돈이라도 없으면 누가 거들떠 보겠습니까… "라고 매국노라 놀림 받아도 돈을 모으며 세관장까지 올란간 자캐오입니다. 몸이 아픈 것도 아니고 누굴 살려달라고 애원해야 할 일도 없는 그가 오늘은 나무위로 올라갑니다. 왜 그럴까요? 단순히 구경거리를 위해서였다면 사회적 체면이 너무 깍이는 일입니다. 또 그런 그를 찾아가는 예수님도 계십니다. 무엇때문에…. 아마 자캐오는 동족의 피를 빨아먹는 세리 생활로 죄책감에 시달렸을테고 따돌림을 당했을 것이고 돈만으로는 마음 속의 허전함을 달랠 수가 없음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부유해서 행복할 것 같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는 생활, 마음 한구석에 죄인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늘 답답했을 것입니다. 그러던 중 어느 소문을 듣게 되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람이신 분이 있는데 이분이 하시는 하늘나라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 같은 죄인들도 하늘나라에 갈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긴다는 구먼…" 그래서 그분이 지나가는 길에 나가봤는데 많은 인파들로 얼굴 한 번 볼 수가 없습니다. 늘 이 가슴을 누르는 답답함을 풀 수만 있다면…. 자캐오는 부끄럽지만 차라리 나무위로 올라가서 한 번이라도 이분을 보는 게 낫다고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나 같은 죄인도 하늘나라에 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말입니다. 사람들은 의아해하고 당황해 합니다. 예수님께서 죄인같은 자캐오를 선택하셔서 그의 집으로 가시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느님의 사람이 죄인의 집에 갈 수가 있지…" 하지만 사람들은 모릅니다. 하느님께는 모두가 동시에 소중하다는 걸 말입니다. 하느님의 눈으로 보면 아브라함은 혼자 살고자 아내를 파라오에게 버려두었고 야곱은 사기꾼에다 다윗은 간음하고 살인도 했으며 베드로는 훗날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갈 것이지만 그들 모두는 하느님의 소중한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여기 자캐오도 작은 키에 매국노같은 세관장이지만 결국엔 하느님의 소중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내가 죄인이다"라는 생각이 들면 나도 하느님의 소중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도 하시길 바랍니다. 용기를 내어 하느님에게 다가가시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자캐오가 그랬던 것처럼 "내가 가진 것을 나누렵니다"라는 대답처럼 자신만의 대답을 하느님에게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