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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베르나르도) 신부님 글

~ 보고 들음, 외침(고백), 거듭남, 그리고 따름! /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님 ~

<보고 들음, 외침(고백), 거듭남, 그리고 따름!>

2014. 10. 11 연중 제27주간 토요일

루카 11,27-28 (참행복)

...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고 계실 때에 군중 속에서 어떤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하고 예수님께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보고 들음, 외침(고백), 거듭남, 그리고 따름!>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는 치유 기적을 행하시고도 적대자들의 시기와 질투에 휩싸여 계시는 예수님을, 적대자들을 향해 하느님의 권능을 힘차게 외치시는 예수님(루가 11,14-26)을 처음부터 주의 깊게 지켜보던 한 여인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귀에 담으려는 한 여인이 있습니다. 이 여인은 예수님을 보면서, 자신의 아들을 떠올려 봅니다. 이 여인은 예수님에게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예수님의 어머니를 칭송함으로써 자신을 예수님의 어머니와 하나로 묶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은 어머니가 가장 잘 아는 법입니다. 예수님에게서 예수님의 어머니에게로 마음의 시선이 옮겨간 여인은 성모님을 부러워하는 마음을 뛰어넘어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어머니로서 동류의식을 느낍니다.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어머니들의 처지, 때때로 자식들의 처참한 고통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할 어머니들의 아픔, 자식들의 영광을 자신의 그 어떤 것보다 좋게 여기며 기뻐하는 어머니들의 마음.

이제 여인은 자신도 모르는 솟구치는 힘으로 예수님께 외칩니다.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바로 그 순간 예수님께서는 그 어떤 말보다 기쁨과 희망 가득한 말씀을 이 여인에게 건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예수님의 어머니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같은 어머니의 입장에서 위로를 얻고자 했던 여인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은 다른 누가 아니라 바로 자신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의 위로와 희망의 말씀은 곧 자신에게 주어진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지닌 참된 행복을 체험하는 순간, 이 여인은 거듭 태어납니다. 새로운 현실이 펼쳐집니다. 더욱 철저한 따름이 이어집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주어진 여인의 체험이 있기 전 외침이 있었습니다. 이 외침은 예수님께 대한 자발적인 신앙고백이었습니다. 이 신앙고백이 가능했던 것은 예수님의 행적을 보고 말씀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보고 들음, 외침(고백), 거듭남, 그리고 따름!

믿음의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과정입니다. 이 하나 하나에 충실할 때 그리스도인으로서 확신에 찬 삶을 일구어 갈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벗님들께서 이 시간 나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조금이나마 그것을 채울 수 있는 은총을 청하며, 한 주간을 기쁘게 마무리하시길 기도합니다.

-  상지종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