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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inic Ko 신부님

~ 2014.11.09. 연중 제32주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 고 도미니코 신부님 ~

2014년 11월 9일 연중 제32주일(라테라노 대성전 봉헌축일)

오늘은 연중 제32주일이자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입니다.

 베드로 대성전이 건립되기 이전에 로마의 주교인 교황이 거주하였던 라테라노 대성전은 ‘모든 성당의 어머니요 으뜸’이라는 영예로운 호칭을 얻었습니다. 오늘 축일의 ...의미는 전 세계의 가톨릭 교회가 하나로 일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있습니다 이런 배경위에 대성전 봉헌축일과 관련하여 오늘 독서와 복음의 핵심주제는 성전입니다. 대성전 봉헌축일을 맞이하여 성전의 참된 의미에 대해 묵상하고자 합니다.

모든 종교에서 성전은 신이 인간들의 예배를 받고 신이 베푸는 혜택과 생명에 참여하게 하기 위하여 인간들에게 내려온다고 생각되는 성스러운 장소입니다. 물론 평상시에 신이 머무는 장소가 인간 세상에 속하지는 않지만 신전은 어떤 의미에서 천상적 거주지와 동일시되어 인간이 신들의 세계에 접근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이런 근본적인 상징 내용은 구약성서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데, 예루살렘의 성전은 하느님께서 인간들 가운데 현존하신다는 표징입니다. 이 표징은 오늘 제2독서의 사도바오로의 코린토 1서에서 보듯이 신약성서에는 그리스도의 몸과 교회의 표징으로 변화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듯이 주님 보시기에 성전은 하느님의 집이요, 기도의 집이며 당신 아버지의 집이기에 흥정의 장소로 변해버린 것을 보고 분개하셨고 예언자적인 행동으로 성전을 정화시키기 위하여 비둘기 장사꾼들을 쫓아내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성전을 허물면 사흘안에 다시 짓겠다고 말씀하시며 당신 자신을 영적인 성전임을 드러내 보이십니다.

사도 바오로의 말처럼 모퉁잇돌이요, 머리이며 기초이신 그리스도 위에 지은 교회가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도 그리스도의 몸에 딸린 지체로서 하느님의 성전이고 우리 그리스도인의 몸은 성령의 궁전입니다. 하느님의 신성이 실제로 머무시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은 하느님의 성전 자체이므로 이 몸의 지체인 그리스도인들은 그 몸과 함께 영적 성전이 되고 신앙과 사랑으로 영적인 성전을 지키고 보존해야 합니다.

피상적인 신앙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성전에서 거행되는 예식은 무의미한 형식으로 타락할 경향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겉으로 화려하게 꾸민 성전에 관한 애착심이 마술적이며 맹목적인 미신으로 변할 위험성도 있습니다.
참된 주님의 영적 성전이 되기 위해서는 회개와 기도의 장소가 되어야 하고 가난한 이들에게는 위로와 힘이 되는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격려와 사랑이 가득찬 친교의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성전의 절정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모든 것이 다 갖추어지고 화려하게 꾸며진 성전이라 할지라도 그 중심에 그리스도의 고통이 담긴 사랑의 십자가가 없다면 그 성전은 빈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웅장한 성전, 한시대를 휩쓰는 신학, 인기끄는 성경해석, 수백만명이 모인 성전일지라도 그 속에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뚜렷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성전이 아니며 성령께서 거하지 않으십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단지 외적인 성전에만 모시지 말고 우리의 영혼안에 모시고 살수 있도록 은총을 청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