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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선(레오나르도) OFM

~ 말씀 자리 / 김찬선(레오나르도) 신부님 ~

"말씀 자리"

-김찬선신부-

 

들음과 듣지 않음.

오늘 복음의 비유 말씀을 들으면서

대림절에 왜 이 비유말씀을 듣는 것일까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 이 비유를 들으면서 들음과 듣지 않음을 생각해봤습니다
.

건성으로 들음
.
어린 아이가 게임에 몰두하면 부모가 무엇을 시킬 때

‘예, 예’ 해도 사실은 소리만 전달된 것이고 내용은 전달되지 않습니다.

형식적으로 들음
.
비슷한 것이지만

말을 막거나 끊을 수는 없고 그렇다고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은 경우

형식적으로 대충 듣고 빨리 끊내 주기만을 바라며 듣습니다.

자기 좋을 대로 알아들음
.
여러 가지 말을 해도 자기 좋은 말만 뽑아 듣거나

말의 진의를 자기 좋게 해석하여 듣습니다.

이기기 위해서 들음
.
논쟁을 하는 경우
,
듣기는 듣되 그의 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듣는 것이 아니라

공격하고 이기기 위해 듣습니다.

이런 것들은 듣기는 하지만 사실은 듣는 것이 아닙니다
.
그런데 아주 더 무서운 것이 있습니다
.

심대한 문제가 있어서 어렵게 그것을 꼬집어 충고할 때

그 말이 맞는지 맞지 않는지 생각지 않고,
다시 말해서 지적대로 자기가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보려하지 않고

오히려 충고를 하는 사람을 무시해버리고
심지어는 매도해버리는 것입니다
.
‘잘 못 알고 하는 소리야!’하고 한 마디로 무시하거나

‘미친놈이 하는 소리야!’하고 아예 상대를 미친 사람 취급합니다.

이렇게 듣지 않을 때

말씀으로 오시는 주님은 오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오셨을 때

여관에는 주님 계실 자리가 없었습니다
.
그래서 비어있던 구유가 주님 계실 자리가 되었습니다
.
말씀이신 주님이 오실 때에도 자리가 필요합니다
.
이름 하여 “말씀자리”가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