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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선(레오나르도) OFM

~ 고자인 나에게도 성령은 예수님을 / 김찬선 신부님 ~

고자인 나에게도 성령은 예수님을

-김찬선신부-

어제 우리는 예수님의 족보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족보의 맨 끝에 예수님이 있고
,
그리고 바로 그 앞에 요셉이 있습니다
.

그런데 마태오 복음은 어제 족보를 얘기함으로써

예수님께서 하늘에서 뚝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선대로부터 이어진 존재인 양 얘기하더니


오늘은 요셉 얘기를 하면서
예수님이 요셉에게서 나온 분이 아니라
성령으로 태어난 분이라고 얘기합니다
.

그런데 마태오 복음사가가 지금 앞에 있다면 따지게 될 것입니다
.
마태오 복음사가, 도대체 뭐하자는 것입니까
?!


오늘 예수께서 성령으로 태어났다고 얘기할 거면서

왜 어제는 그렇게 길게 족보를 들먹였습니까
?


요셉의 아들이라는 얘깁니까, 아니라는 얘깁니까
?

말하자면 길지만 쉽게 얘기하면

예수님은 요셉의 아들이면서 동시에 아들이 아니라는 얘기지요.
요셉의 아들인 것 같지만 사실은 아니라는 얘기지요
.

요셉을 중심으로 보면

아버지 역할은 하되 아버지의 소유권은 주장하지 말라는 얘기지요.


대단히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
힘든 아버지의 역할과 책임은 다 하되

아들에 대한 소유권은 행사하지 말라니 말입니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잘 관리하고 간수하되

먹지는 말라는 것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얼마나 가혹합니까
?

그러나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
예수 그리스도와 아무 관계가 아닐 수도 있는 요셉이

그분의 아버지가 되는 영광을 받게 된 것으로 말입니다
.

요즘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부부들이 많습니다
.
입양을 하는 수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


제가 아는 젊은 부부도 오래 노력했지만 아이를 가질 수 없자

아이를 입양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떤 아이가 자기들의 아이가 될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
그래서 좋은 아이를 입양하려고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었고

입양을 알선하는 여러 곳을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자기들이 원하는 아이를 입양하게 되었을 때

그들은 그것을 대단한 행운으로 생각했고 행복해했습니다.

저도 아이를 낳을 수 없는 고자입니다
.
수도자가 되었으니 생물학적인 고자는 아니지만

영적인 고자입니다.


 

 

예수님과 같은 분은 절대로 낳을 수 없는 고자입니다.
이런 고자가 예수님의 아비가 된다면 그것만도 대단한데

예수님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가 된다면
얼마나 영광이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본래 영적인 고자였지만
성령에 의해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가 될 수 있습니다.

요셉을 보면 그것이 불가능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어찌 보면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아무 공로도 없는 요셉에게

성령께서 주님을 선사하셨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