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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선(레오나르도) OFM

~ 불성실한 손님 / 김찬선 신부님 ~

불성실한 손님.

 

-김찬선신부-

 

몇 년 전 실용 음악을 하는 젊은이들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곡들을 자기들이 만들었는데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미사를 한 번 정동 수도원에서
시도해봤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
문제는 장비와 연습을 할 수 있는 Studio 마련입니다
.
젊은이들이 하겠다면 하게 해주고 싶은 것이 저이기에

일부 강한 반대가 있었지만 원하는 것을 마련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옆에서 보면 안쓰럽고

다른 한 편으로는 속이 쓰립니다
.
이들의 바람과 달리 젊은이들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
밖에 나가 보면 길거리에 오가는 젊은이들은 많은데

이 잔치에 참여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오늘 복음처럼 잔치를 크게 벌려 놓았지만 젊은이들이 오지 않습니다
.
이 훌륭한 잔치를 놔두고 젊은이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

제가 살고 있는 정동 주변에는 극장이나 공연장이 많아서

한 때는 많은 연예인들의 공연이 많았습니다.
저희는 무슨 공연이 있는지 관심이 없어서 모르지만

젊은이들은 누구 공연이 있다 하면
몇 시간 전부터

아니 어떤 때는 새벽부터 줄을 서 기다리다가 공연을 봅니다
.
그것을 보고 제가 혀를 끌끌 찹니다
.
예수님 만나기를 이렇게 연예인 만나기처럼 하면 얼마나 좋을까
,
주일 미사에 참여하는데 열성이

이 공연을 보려는 열성의 반 만 되어도 얼마나 좋을까
.

그러다 저를 봅니다
.
저는 주님의 잔치에 정말 잘 참여하는 사람인가
.
수도원에 들어왔으니
,
미사에 하루도 빠지지 않으니
,
매일 세 차례 이상 기도하니 겉으로는 잔치에 잘 참여하는 것 같은데

오늘 복음의 손님들처럼
Business에 더 바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해외 선교
Business.
한우리
Business.
이번에는 800 주년 Business 등등
.
Business
라는 말을 뜯어보면 Busy라는 말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

내 일에 마음이 바빠

몸은 하느님 면전에 와 있지만

하느님의 잔치엔 마지못해 참여하는 자가
내가 아닌지 이 아침 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