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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셀름 그륀

~ 삶이 솟는 샘 / 안셀름 그륀 신부님 ~

삶이 솟는 샘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몸이 완전히 소진되었다고, 지쳤다고 불평한다. 나는 스트레스를 영혼의 문제로 여긴다. 대개 우리는 자신의 능력만 믿고 일을 한다. 그러나 우리 안에서는 성스러운 정신의 샘물이 솟아나는데, 이 샘의 물을 길어 올려 일을 하면 지치지 않을 수 있다. 내 안에 있는 샘은 하느님으로부터 흘러나오므로 결코 마르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잘못된 삶의 지표르 가지고 일을 하는데, 그들은 대개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 "모든 것을 다 잘해야 한다. 단 한 번의 실수도 해서는 안 된다. 일이 복잡해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을 가지고 일을 하면 금새 지치고 만다. 기도는 내면에 있는 샘에 이르는 길이다. 에바 그리우스 폰티쿠스가 이해하듯이, 기도는 우리를 내면에 있는 고요의 공간으로 인도한다. 에바 그리우스는 이 공간을 '하느님의 장소'라 부르는데, 그곳에 하느님 자신이 살고 계시기 때문이다. 또 이 공간을 '예루살렘'이라고도 부르는데, 그곳이 평화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신비주의에서는, 우리 안에 완전히 고요한 장소, 이미 하느님이 우리 안에 자리 잡고 계시는 장소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고요의 공간과 분리되어 있다. 내 안팎의 소음, 걱정거리들이 두꺼운 콘크리트 벽처럼 우리의 마음과 고요한 장소 사이에 놓여 있다. 우리는 이 내면의 공간에 이르기 위해 기도를 통해 콘크리트 벽을 통과해야 한다. 우리 안에 하느님이 살고 계시는 그곳은 다른 사람들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곳에는 판단과 편견, 소망과 기대, 거절과 상처가 없다. 우리는 그곳에서 건강하고 온전해진다. 불안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마음 한 가운데서 우리의 진정한 자아가 건강하고 온전하다는 것을 경험한다. 아무도 그곳을 상처 입힐 수 없다. 상처받는 것은 오직 감정일 뿐, 우리의 진정한 자아는 아니다. 동방교회에서는 마음 깊은 곳에 이르기 위해 특히 예수기도를 바친다. 그곳은 부드러움과 자비로움, 사랑과 평화의 공간이다. 그곳에는 죄의식도 들어갈 수 없기에, 그곳에서 우리는 순수하고 결점이 없는 존재가 된다. Buch der Lebenskunst 「삶의 기술」 안셀름 그륀 지음/ 안톤 리히테나우어 엮음/ 이온화 옮김/ 분도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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