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9.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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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행복하십니까? 오늘 미사의 말씀은 진정한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십니다.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루카 11,27)
군중 속에서 한 여자가 외칩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큰 감동을 받고 한껏 고무되어 입을 다물고 있을 수 없었던 듯합니다. 누군가를 칭찬할 때 그 가족의 영광을 언급하는 일은 흔하지요. 세상의 당연한 시각이긴 한데, 행복의 조건을 너무 인간적으로만 규정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지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루카 11,28)
이에 예수님께서 간결히 응답하십니다. 그녀의 말을 부정하시려는 게 아니라 행복의 조건을 확장하시는 겁니다. 이로써 성자의 어머니 마리아는 당신 몸에 예수님을 잉태하여 품은 육적인 이유로도 행복하시지만,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평생 그 말씀을 지키신 영적 이유로 "가장 복된 여인"이십니다.
제1독서에서는 주님의 날의 두 모습이 선포됩니다.
"그날에는, 산마다 새 포도주가 흘러내리고, 언덕마다 젖이 흐르리라. 유다의 개울마다 물이 흐르고, 주님의 집에서는 샘물이 솟아, 시팀 골짜기를 적시리라."(요엘 4,18)
주님의 날에 이스라엘 백성이 주님 앞에 진정으로 회개하고 그분을 경외하면, 불충하고 완고한 옛 하느님 백성의 멸망과 함께 궁극적인 구원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새 포도주는 주님의 현존인 성령, 샘물은 야훼 하느님의 표상이니, 이스라엘이 다시 주인이신 하느님과 더불어 행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이집트는 황무지가 되고 에돔은 황량한 광야가 되리라."(요엘 4,19)
반면 하느님 백성을 폭행하고 무죄한 피를 흘리게 한 이들의 거처는 황무지가 될 것입니다. 재물과 권력, 문화를 자랑하며 풍요와 번영으로 콧대를 세웠던 이들이 그런 시절이 언제 있었냐는 듯 벌거벗겨져 심판의 낫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날, 주님께서 당신의 이름으로 오셔서 당신 주권으로 다스리시는 날에는, 긴긴 세월 동안 세상이 규정했던 행복의 인간적 척도가 바뀔 것입니다. 행복으로 여겼던 재물과 권력이 검불처럼 가벼워지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이의 기쁨이 진정한 행복이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벗님! 나는 과연 어떤 행복을 좇고 있는지 되짚어 보는 오늘 되시길 기원합니다. 물질주의-자본주의 세상은 외모 관리, 육체 관리, 재산 관리, 인맥 관리가 최고의 행복인 양 착시를 조장하지만, 정작 우리의 행복은 '영혼 관리'에서 시작되지요. 더 깊고 진실된 참 행복을 찾아 성모님처럼 늘 주님 앞에 머물러 말씀을 듣고 행하는 벗님 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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