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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선(바오로) 신부님

~ 성 요한 사도 복음 사가 축일 / 오상선 신부님 ~

 

 


사랑의 사도 요한 복음사가 축일입니다. 

매일 말씀 묵상을 하고 강론을 쓰는 것이 때론 귀찮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사랑이 나를 재촉합니다. 네가 보고 들은 것을 나누라고요. 

요한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여러분에게도 선포합니다. 여러분도 우리와 친교를 나누게 하려는 것입니다."(1요한 1,3)

저의 보잘것 없는 말씀묵상 나눔이 하느님과 누리는 그 친교를 여러분도 누리시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그것은 여러분도 다른 사람들과 그 친교를 누리시라는 초대이기도 합니다. 

오늘 사랑의 사도 요한이 되어 보세요. 그대가 '보고 들은 좋은 것'을 가까운 이들과 나누시면 되겠지요. 나눔 가운데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는 날 되시길 기원합니다.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요한 20,8)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지금도 그 사랑 받고있지요..." 이 노래 모두들 좋아하시지요? 부모의 사랑을 받고, 남편 아내의 사랑을 받고, 자녀 손주들의 사랑을 받고, 주위 이웃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이런 사랑의 힘으로 우리는 살아갑니다. 그 중에서도 하느님의 사랑을 가장 충만히 받는 것이 최고이겠지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요한 사도는 제자들 중에서도 가장 예수님의 사랑을 많이 받은 제자(요한 20,2)이기에 그 누구보다도 하느님의 사랑을 많이 노래하였지요. 그 비결이 무엇이었을까요? 여러가지 사랑받을 만한 요인들이 많이 있었겠지만 오늘 복음을 통해서 보면 "겸손"이었군요.

베드로보다 먼저 부활의 제1 목격증인이 될 수도 있었지만, 으뜸 제자가 먼저 보게 하고 자신은 나중에 보고 믿었다네요. 이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요. 그러니 하느님의 사랑을 참으로 충만히 받고 싶다면 우리도 겸손해야겠지요. 그러므로 오늘 여러분이 그 어느 때보다 겸손한 하루를 꾸미시길 축원합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맘껏 노래하는 여러분이 되십시오.

사람은 알게 모르게 자신의 경험세계 안에 갇혀 있습니다.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말하고 나눌 뿐입니다. 사랑의 사도 요한은 생명을 나눕니다. 사랑을 나눕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사랑을 그 누구보다도 많이 받은 제자였고, 그래서 당신 어머니를 맡길 정도로 그분의 신뢰를 받았기 때문이죠. 

사랑받아 본 사람이 사랑할 줄 안다고 하지요. 벗님는 자신을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 여기세요? 아님 미움과 증오가 많은 사람이라 여기세요? 그것은 벗님이 살아오면서 무엇을 보고 듣고 경험하였는지에 달려 있을 겁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 노래하지요. 사실 벗님은 이미 하느님의 사랑을 충만히 받아왔고 지금도 그 사랑 받고 있지요. 그것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지요. 벗님은 사실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입니다. 그래서 사랑을 받았을 따름이지요. 

성탄은 하느님의 벗님에 대한 사랑의 최고 표현입니다. 벗님에게 생명과 사랑과 참 평화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신비이니까요. 

그러니 벗님, 오늘만큼은 사랑의 사도가 되어 보세요. 요한 사도처럼,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하고 고백해 보세요. 받은 사랑을 하나하나 되새김질 해보세요. 못 받은 사랑, 상처받은 사랑에 힘겨워 말고, 사랑받았던 기억을 꺼내 보십시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벗님도 사랑입니다. 벗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도 사랑입니다. 사랑인 벗님을 사랑합니다. 사랑인 벗님을 축복합니다. 이런 사랑으로 충만한 세상이 우리가 꿈꾸는 하느님 나라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