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복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라고 부르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2-19
12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13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14 그들은 베드로라고 이름을 지어 주신 시몬, 그의 동생 안드레아,
그리고 야고보, 요한,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15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혈당원이라고 불리는 시몬,
16 야고보의 아들 유다, 또 배신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17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고,
온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티로와 시돈의 해안 지방에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18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리하여 더러운 영들에게 시달리는 이들도 낫게 되었다.
19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 주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두 분의 사도를 기리는 오늘, 미사의 말씀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우리 모두가 하나라고 이야기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루카 6,12-13)
예수님께서 제자단을 구성하십니다. 당신을 따르는 이들 중에서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영적으로 계승하는 열두 명을 따로 부르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예수님은 밤을 세워 하느님과 의논하시며 그분의 뜻을 찾으셨지요. 그만큼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제자들이 큰 무리를 이루고 ... 지방에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루카 6,17)
산에서 내려온 예수님 일행 앞에 큰 무리가 몰려듭니다. 다른 제자들도 있고 가르침과 치유를 청하는 군중도 있지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소문에 그들이 얼마나 놀라고 기뻐하며 달려왔을지 짐작이 갑니다. 가난하고 단순 소박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예수님의 출현은 하느님의 메시지이고 구원의 희망입니다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앴를 썼다."(루카 6,19)
예수님께서 구마와 치유로 사람들을 고쳐 주시니 사람들이 예수님 가까이로 몰려듭니다. 손을 뻗어 예수님께 대려는 적극적 행위 안에는 그들의 절박한 심정과 간절한 바람이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그분에게서 나오는 힘에 닿고 싶고 그 힘을 입고 싶은 애절한 간원이 그들을 움직입니다.
제1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하느님과 예수님, 사도들과 우리와의 관계를 눈에 보이는 건물로 설명합니다.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잇돌이십니다."(에페 2,20)
우리가 사는 '지금 여기'는 이스라엘에서 시작된 구원 사건과 시공간적으로 큰 격차를 지닙니다만, 하느님의 목소리로 살았던 예언자들, 예수님의 가르침을 직접 받고 기쁜 소식의 초대 메신저요 실행자가 된 사도들과 현재의 우리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생생히 표현했듯, 예수님께서 모퉁잇돌로서 그 중심이 되시고 사도와 예언자들이 기초를 이룬 토내 위에 우리가 차곡차곡 쌓여 교회가 지어지는 중이지요. '우리'에 포함된 무수한 시대와 문화, 민족과 인종의 고귀한 인격들을 관상하면, 과연 물리적으로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다양하며 긴밀한 연결체임을 감지하게 됩니다.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고 있습니다."(에페 2,22)
이렇게 지어지는 교회가 곧 "하느님의 거처"입니다. 그 안에서는 누구 하나 중요하지 않은 이가 없지요. 하느님의 목소리가 된 예언자들, 예수님의 가르침을 전한 사도들, 목숨을 바쳐 신앙을 증거한 순교자들, 예수님의 선한 뜻을 실제적으로 세상에 구현한 실천가와 봉사자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도 그 어느께 쯤에 놓여 하느님의 거처를 이루는 중입니다. 그 안에 함께하는 자체가 주님과 우리가 닿아 있음을 증명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리스도를 믿으며 성령의 인도를 받는 우리 모두는 사도들과 예언자들, 순교자들의 양분 위에서 하나의 몸을 이룹니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거의 2년 가까이 교회와 물리적 거리감이 지속되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음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길을 찾아 있는 힘껏 신앙생활을 하는 여러분 모두를 축복합니다. 사도 축일을 맞아 우리를 이어주던 결속감과 공동체 사랑을 기억하며 다가올 위드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성 시몬과 성 타대오,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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