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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 6주일 / 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6주일나해


복음
<그는 나병이 가시고 깨끗하게 되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40-45
그때에 40 어떤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였다.
그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41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42 그러자 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
43 예수님께서는 그를 곧 돌려보내시며 단단히 이르셨다.
44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45 그러나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셨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분께 모여들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마르 1,40-45: 그는 나병 증세가 사라지면서 깨끗이 나았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께서 나병환자를 치유해 주시는 장면이 소개되고 있다실제로 나병은 육체를 기형적으로 바꾸고 잠재적으로 전염성을 갖기 때문에 무서운 공포를 주는 병이다유다인들에게 있어서도 나병은 가장 고통스럽고 혐오감을 주는 병이었다레위기에도 나오지만나병에 걸리게 되면 다른 사람들과 철저히 격리되어 아무에게도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레위 13,45-46). 떠돌아다니는 시체에 불과했다그들은 하느님과 인간들에게 저주받은 자들로 여겨졌다


이 나병환자의 간청을 듣고 치유해 주시는 예수님을 보면서 우리는 예수께서 버림받은 인간에 대해 가지신 연민과 느끼신 고통의 의미를 알 수 있다.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41라는 말씀의 연민은 바로 뱃속까지 자극하는 고통의 의미이다그 고통은 그 나병환자가 현실적으로 당하는 불의한 사회적 상황 때문에 더 컸을지도 모른다.


예수께서는 손을 내밀어 그 나병환자에 대시며(41법을 어기는 행동을 하시지만 나병환자는 깨끗이 낫게 된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41)는 말씀은 그를 온통 죽음으로부터의 부활과 같은 치유의 기적을 이룬다이 죽음으로부터의 부활과 같은 체험 때문에 나병환자는 예수님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그 체험을 널리 선전하여 퍼뜨리고 있다(45).


예수께서는 나병환자에게 그에게 일어난 일을 말하지 말라고 하시면서도 한편으로는 사제들에게 가서 보이고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44레위기의 규정대로 나병으로부터 깨끗해진 데 대한 감사의 예물을 바치라고 명하신다이것은 우선 우리가 항상 하느님의 은총 앞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함을 가르치고 있다감사의 표현은 말로써 뿐 아니라행동으로도 표현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우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먼저 감사의 표현을 하여야 하겠고 이웃 사랑으로 표현되어야 한다그것으로 참된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될 수 있다.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하신 것은아마 이 병은 기적적으로 회복이 되었어도 다시 사회에 복귀하기까지는 또 다른 검증과정을 통해 고통을 당하게 된다그러기에 그 기억은 예수님께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다또한 예수께서는 이 나환자를 통하여 장차 당신에게 닥칠 야훼의 고통받는 종나병환자처럼 하느님으로부터 버림받고 천대받아 사람들이 얼굴을 가리고 피해갈 만큼(이사 53,3-4) 사람들로부터 배척을 당하고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모될 운명을 예견한 것이다당신이 행하시는 사랑과 정의에는 관심이 없고 불결과 깨끗함을 가리는 논쟁에만 힘을 소비하며예수님을 십자가의 죽음으로 이끌어갈 구실을 마련하려고 하여 당신이 베푸시는 사랑의 행위를 왜곡하려는 사람들에 대해 느끼는 내적인 아픔의 표현이라 하겠다.


-조욱현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