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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사순 제 3주간 수요일 / 기경호 신부님 ~

사순 3주 수요일/ 마태 5,17-19

복음

<스스로 계명을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17-19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7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1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19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계명을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큰사람이다.”(마태 5,19)
 



미완성인 인생을 완성하는 법 ♣  

인간에게 성숙은 있어도 완성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인생은 늘 미완성이다. 그러나 믿는 이들에게는 완성의 길이 있으니 얼마나 큰 축복인가! 오늘의 제1독서에서 모세는 하느님께서 계약에 충실하시니 그분의 율법에 충실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5,17)고 말씀하신다. 이는 하느님의 뜻을 차단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올바로 전달하기 위해 오셨다는 뜻이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5,18) 곧, 율법은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전적으로 구속력이 있으며, 예수님은 율법을 하느님의 원의에 따라 풀이할 수 있는 권능을 지닌 분이시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언행으로 특히 죽음과 부활로 말씀을 성취하셨다.

예수님께서는 가장 작은 계명 하나라도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고 그분의 뜻을 담고 있기에 빠짐없이 철저히 준수하라고 경고하신다(5,19 참조). 이스라엘 사람들은 율법을 하느님께서 직접 주신 삶의 법으로 여겼고, 율법대로 살면 하느님 앞에 의롭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맥락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자기가 선포한 ‘하늘나라’를 향한 ‘의로운 삶’을 새롭게 요구하신다. 이제 율법은 예수님에 의해서 새롭게 풀이되어 그 참뜻이 밝혀진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온 인류를 구원하시려고 예수님을 통하여 당신 자신을 드러내시고 사랑으로 율법을 완성하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은 율법의 주인으로서 메시아적인 전권을 행사할 수가 있었다. 바로 이 점이 유다인들에게는 걸림돌이 되었다. 그러나 초대 그리스도교인들은 율법의 구원 질서가 예수님에 의해서 비로소 확립되었다고 믿었고 또한 고백했다.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를 철저히 추종함으로써만 율법의 정신대로 올바르게 살 수 있고, 하느님 앞에서 취할 수 있는 안간 편의 ‘의로움’이 또한 이루어질 수 있다.

우리는 아무리 사소하게 보이는 말씀이라도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며 그분의 뜻을 담고 있는 것이기에 그것을 따라야 한다. 왜냐하면 그 말씀은 곧 사랑의 법이요, 예수그리스도는 율법의 주요한 목표인 동시에 율법의 내용인 사랑을 목숨을 바쳐 우리에게 주셨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율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의 핵심인 사랑을 외면하는 자이다.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은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고’(7,12)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고 자기 자신처럼 이웃을 사랑하는 것’(마태 22,37. 39)이기에,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완성한 것이다.’(로마 13,8)

오늘도 하느님의 사랑으로 창조된 우리는 율법의 정신을 살아내고 율법을 완성하도록 초대받고 있다. 사랑이 빠져버린 교회나 각종 법규, 제도가 무슨 쓸모가 있을까! 죤 에프 케네디는 “법이 그대에게 무엇을 하라고 요구하는지 묻지 말고 그대가 법의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묻도록 하라.”고 말했다. 그렇다! 성경을 많이 읽고 어김없이 미사에 참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의 혼을 지니고 걸어가는 것이다. 사랑 없이 이루어지는 모든 움직임은 얼빠진 행동이요, 진실한 애정이 없는 말은 ‘영혼 없는 소리’에 불과하리라! 의로움이신 하느님의 의를 실현하는 것은 곧 사랑의 법을 완성하는데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미완성인 인생을 완성하기 위해 무딘 가슴에 사랑의 모닥불을 지피며, 나 자신과 이 사회 안에 미완성인 채 굴러다니는 흉물스런 율법은 없는지 돌아보면서....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