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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연중 제 13주간 월요일 / 반영억 신부님 ~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반영억 라파엘 신부님.

나를 따라라

 

 

 

한 율법학자가 예수님께 “스승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마태8,20).고 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말씀하십니다. 가정이라는 보금자리와 편안함을 포기한 헌신적인 섬김의 삶을 살아야 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또 제자 한 사람이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따르겠다고 말하자 “너는 나를 따라라.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어라”(마태8,2.2)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불효하라는 말씀이 아니라 하느님을 선택하는 데 그만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 만만하지 않습니다. “나를 따라라”는 부름은 지체 없이 따라야 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잠시도 헛되이 시간을 보낼 수 없고, 타협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깨어 열려 있어야 합니다.

 

 

 

이 시대는 유혹이 많습니다. 하느님이냐? 세상이냐? 의 갈림길에서 갈등합니다. 하느님을 따르자니 세상 것이 아쉽고, 고달프기도 합니다. 세상 것을 추구하자니 왠지 마음이 걸립니다. 차라리 하느님을 몰랐었더라면 마음이 편안했을 텐데....하는 생각도 합니다. 가정의 여러 문제, 자녀의 결혼, 출산, 재물이나 교육 문제, 공동체의 문제해결 방법에 있어서 매번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나 양다리 걸치기기는 있을 수 없습니다.

 

 

 

결혼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성당에서 주님의 축복 속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예식장의 화려한 곳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혼인의 참된 의미는 사라지고 보여주기 위한 행사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자녀 출산과 교육의 관심도 소홀합니다. 시험 때가 되면 주일학교 미사 참례자 수가 부쩍 줄어듭니다. 시험이 먼저입니다. 공부가 하느님보다 우선이라는 생각입니다. 부모님마저 그 행동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니 문제입니다. 사실 먼저 기도하고 공부하면 꼭 필요한 것을 공부하게 되는데....... 재물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기뻐해야 하지만 나를 위한 것에 우선하고 인색할 때가 많습니다. 생색내기보다 보이지 않는 예수님을 대접해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것을 아시는 주 하느님께서 어떤 방법으로든 채워주십니다.

 

 

 

나 자신을 포함하여 무엇이든 주님께서 주신 것이고 그것을 활용하는 것인데 내 것인 양 사용했던 부끄러움을 고백하며 빈 마음으로 주님을 따라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것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요한12,26).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참 스승은 상대방에 따라 다르게 말씀하신다. ”자로(子路)가 여쭈기를 ‘들었으면 곧장 해야 합니까?’ 공자 대답하시되 ‘아버지와 형이 있는데 곧장 하다니?’ 염유(冉有)가 여쭈기를, ‘들었으면 곧장 해야 합니까?’ 공자 대답하시되, ‘들었으면 곧장 해야지.’ 이에 공서화(公西華)가 같은 질문에 달리 대답하는 까닭을 묻자, 공자 대답하시되. ‘염유는 물러서는 사람이라서 나가게 했고, 자로는 나서는 사람이라서 물러서게 하였다’ ”(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