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0주일.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님.
<주님의 살과 피>
주님의 살과 피는
주님의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주님의 살과 피는 곧 주님입니다
하늘과 땅을 다시 이으시려는 주님의 간절함을
함께 사는 세상을 이루시려는 주님의 열렬함을
죽음에서 생명을 돋게 하시는 주님의 생생함을
작은이들과 먹고 즐기시는 주님의 소탈함을
흠 많은 이들과 어울리시는 주님의 관대함을
아픈 이들을 어루만지시는 주님의 부드러움을
쫓겨난 이들을 품으시는 주님의 따스함을
짓눌린 이들을 일으키시는 주님의 강건함을
하느님을 왜곡하는 이들을 내리치시는 주님의 매서움을
불의한 이들을 일깨우시는 주님의 엄함을
재물과 권력에 얽매인 이들을 풀어주시는 주님의 자유로움을
그러기에 주님의 살과 피는
입으로 먹고 마시는 것이 아닙니다
입으로 먹고 마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살과 피를 입으로만 먹고 마신다면
주님의 살과 피를 제대로 먹고 마실 수 없고
주님의 살과 피를 제 입맛에 맞춥니다
내가 아무리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셔도
나는 나이고 주님의 살과 피는 주님의 살과 피일뿐입니다
그러기에 주님의 살과 피는
가슴으로 삶으로 먹고 마시는 것입니다
가슴으로 삶으로만 제대로 먹고 마실 수 있습니다
가슴으로 삶으로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실 때에
내가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실 뿐만 아니라
주님의 살과 피가 나를 먹는 것이고
서서히 주님의 살과 피가 내 안에 퍼져
나는 주님의 살과 피가 되어갑니다
가슴으로 삶으로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심으로써
주님을 그리고 주님의 모든 것을 내 안에 담고
나를 그리고 나의 모든 것을 주님께 봉헌합니다
하늘과 땅을 다시 이으려는 나의 간절함을
함께 사는 세상을 이루려는 나의 열렬함을
죽음에서 생명을 돋게 하는 나의 생생함을
작은이들과 먹고 즐기는 나의 소탈함을
흠 많은 이들과 어울리는 나의 관대함을
아픈 이들을 어루만지는 나의 부드러움을
쫓겨난 이들을 품는 나의 따스함을
짓눌린 이들을 일으키는 나의 강건함을
하느님을 왜곡하는 이들을 내리치는 나의 매서움을
불의한 이들을 일깨우는 나의 엄함을
재물과 권력에 얽매인 이들을 풀어주는 나의 자유로움을
그리하여
주님이 내 안에 머무르시게
내가 주님 안에 머무르려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가슴으로 삶으로 온 정성을 다하여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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