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1주일.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님.
<임과 함께>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요한 6,67)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요한 6,68)
바로 곁에 있어도
버려진 벗들을 보듬으려는
임의 찢기는 마음에
알알이 박힌 서러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함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곁에 있어도
가난한 벗들에게 건네는
임의 슬픈 두 눈에
그렁그렁 맺힌 안타까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함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곁에 있어도
쓰러진 벗들에게 내미는
임의 떨리는 두 손에
마디마디 새겨진 쓰라림을
느끼지 못한다면
함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곁에 있어도
멈춰선 벗들을 이끄는
임의 거친 두 발에
시퍼렇게 물든 힘겨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함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곁에 있어도
죽어가는 벗들을 살리는
임의 죽어가는 삶에
오롯하게 깃든 핏빛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면
함께 있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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