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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대림 1주간 월요일 / 이수철 신부님 ~

대림 제 1주간 월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주님의 감동

<백인대장의 겸손한 믿음>

 

 

 

“너희는 멈추고 하느님 나를 알라.

나는 뭇 백성들 높이 땅위에 가장 높노라.”(시편46,11)

 

 

 

멈춰야 할 때 멈출 줄 아는 사람이 겸손한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겸손이 지혜입니다. 자기를 아는 겸손한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겸손한 사랑, 겸손한 믿음, 겸손한 지혜입니다. 겸손은 모든 덕의 어머니입니다. 베네딕도 규칙도 <7장 겸손에 대하여>라는 항목에서 겸손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덕인지 설파하고 있습니다. 오늘 옛 현자의 멈춤에 대한 말씀도 좋은 깨우침이 됩니다.

 

 

 

“인간은 격하게 행동했을 때가 아니라 잠시 멈췄을 때, 오히려 길을 찾아낸다.”<다산>

“멈출 것을 안 다음에야 정해지고, 정해진 후에야 마음이 고요해지며 그 후에야 편안해지고, 그 후에야 생각하며, 그 후에야 얻을 수 있다.”<대학>

 

 

 

멈출줄 모르고 계속 움직이고, 계속 말하는 것, 현대인의 영적 질병이라는 토마스 머튼의 통찰도 생각납니다. 이 또한 마음의 불안과 두려움을, 평화의 결핍을 반영합니다. 향심기도, 비움기도, 명상기도를 통한 멈춤의 영적훈련도 참 필요함을 깨닫습니다. 멈춤의 훈련이자 겸손과 경청의 훈련도 됩니다. 교황님의 어제 대림1주일 삼종기도후 강론중 주요 내용도 한눈에 들어 왔습니다.

 

 

 

“깨어 있어라, 그리고 네 시선을 하늘(Heaven)로 향하라.”

“평화의 추구는 모든 이들의 책임이다.”

 

 

 

이런 이가 멈출 줄 아는 겸손한 사람, 평화의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중 백인 대장의 겸손한 믿음이 빛납니다. 주님을 감동케한 백인대장의 겸손한 믿음입니다. 믿는 이들을 부끄럽게 하는 이방인의 믿음입니다. 백인대장과 주님과의 문답에서 그의 겸손한 면모와 사랑이, 그의 참 좋은 인성이 잘 드러납니다.

 

 

 

“주님, 제 종이 중풍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는 데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서 그를 고쳐 주마.”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백인대장의 멈추고 주님을 찾는 겸손한 지혜가, 종에 대한 겸손한 배려와 연민의 사랑이, 주님을 믿는 겸손한 믿음이 빛납니다. 마지막 백인대장의 고백은 미사중 성체를 모실 때 우리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바로 백인대장의 겸손한 믿음을 상기하고 배우라는 것입니다. 겸손의 절정을 보여주는 미사 성찬전례중 다음 영성체시 문답이 참 아름답고 은혜롭습니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이어 백인대장의 믿음에 감동, 감탄하시며 언급하시는 내용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세상 어디서나 겸손한 믿음의 사람들에게 활짝 열려 있는 하늘 나라임을 깨우쳐 줍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일이 없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 와, 하늘 나라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칫상에 자리잡을 것이다.”

 

 

 

겸손한 믿음이 하늘 얼마나 구원에 결정적인지 거듭 강조하는 주님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들이라는 기득권이 참으로 무용함을 봅니다. 백인대장의 겸손한 믿음에 “가거라, 네가 믿는 대로 될 것이다.” 치유의 응답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는 하느님의 만민 구원의 꿈과 이상을 보여줍니다. 이런 꿈과 이상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예수님입니다. 참으로 겸손한 믿음의 사람은 배움의 사람이자 평화의 사람입니다. 제1독서 서두와 마지막 말씀이 그대로 겸손한 믿음과 평화를 추구하는 우리를 향한 말씀처럼 들립니다.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

 

 

 

주님의 산, 하느님의 집으로 가서 주님의 길을, 가르침을 배우라는 것입니다. 평화의 길, 평화의 공부요 그대로 미사를 통해 실현되고 있음을 봅니다. 가톨릭 신자들의 평생교육에 미사 보다 더 좋은 공부도 없습니다. 참으로 주님을 찾는 자에게는, 진리와 영으로 예배하는 자에게는, 바로 그 삶의 자리가 주님이 계신 주님의 산, 주님의 집입니다.

 

 

 

이사야서의 하느님의 평화의 꿈이 참 아름답습니다. 진정 주님을 닮은 겸손한 믿음의 사람들은 평화의 사람들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의 꿈은 평화의 꿈입니다. 주님이 바라시는 바, 유일한 소원은 이런 평화의 실현입니다.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각자 삶의 자리에서 겸손한 믿음의 사람으로, 주님 평화의 일꾼으로 살게 하십니다.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는 이들이 바로 겸손한 믿음과 평화의 사람들입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태5,9).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