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1일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토요일
학창 시절의 사회 친구 중에는 벌써 희망 퇴직한 친구들이 꽤 됩니다. 회사에서 희망퇴직을 권했고, 이제 이 회사에 자기 자리가 없는 것 같아서 퇴직하고 제2의 인생을 산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 자기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피하는 일자리만 있다면서 씁쓸한 표정을 짓습니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50대에 다른 직업을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 참 속상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80이 넘는 나이임에도 서로 데려가려고 노력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최강야구’라는 프로그램이 인기입니다. 이 최강야구의 감독이 바로 80대의 김성근 감독님이십니다. 최강야구 단장이 직접 찾아가 “감독님, 우리 좀 살려주십시오.”라고 부탁했고, 그래서 80대에도 취업에 성공한 것입니다.
여러분의 80대를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80대에도 사람들이 불러줄까요? 80대에도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려면 지금 자리에서 일류, 즉 그 누구도 대치할 수 없는 모습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남들 만큼만 살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요? 자기의 고유함을 찾기보다 남들 따라 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면 끝까지 제대로 살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 다르게 창조되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나를 대치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남처럼’이 아닌 ‘나처럼’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나의 고유함은 주님 안에서 그 목적과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주님의 뜻에 집중할 때, 나의 고유함은 더 분명하게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을 묵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기에게 세례를 받으러 오던 사람들이 모두 예수님께 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받던 사랑과 존경이 이제 예수님께로 건너가고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인기는 점점 줄어들고, 역사 안에서 사라지는 것만 같습니다.
원조 맛집이 있는데, 그 옆에 똑같은 메뉴로 식당이 생겼습니다. 원래 원조 맛집이 더 장사가 잘될 것 같지만, 오히려 나중에 생긴 집으로 사람들이 몰려가는 것입니다. 원조 맛집의 주인은 어떤 마음이 들까요? 옆집이 장사 잘된다고 기뻐할까요?
세례자 요한 역시 화가 날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기뻐합니다. 왜냐하면 자기 고유함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분에 앞서 파견된 사람이라는 자기 고유함을 알고 있었기에, 그리스도이신 예수님께 사람들이 가는 것을 보고 오히려 기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주님 안에서 자기 목적과 의미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때 어떤 상황에서도 기쁨을 간직할 수 있으며, 주님 뜻에 따라서 자기 고유함을 완성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명언: 자연이 하는 일에는 쓸데없는 것이 없다(아리스토텔레스).
사진설명: 신랑 친구는 신랑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 크게 기뻐한다.
'조명연신부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연중 제 1주간 수요일 / 조명연 신부님 ~ (0) | 2025.01.15 |
---|---|
~ 연중 제 1주간 월요일 / 조명연 신부님 ~ (0) | 2025.01.13 |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금요일 / 조명연 신부님 ~ (0) | 2025.01.10 |
~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 조명연 신부님 ~ (0) | 2025.01.09 |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 조명연 신부님 ~ (0) | 2025.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