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5일 연중 제1주간 수요일
제1독서
<자비로우신 그분께서는 모든 점에서 형제들과 같아지셔야 했습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2,14-18
14 자녀들이 피와 살을 나누었듯이,
예수님께서도 그들과 함께 피와 살을 나누어 가지셨습니다.
그것은 죽음의 권능을 쥐고 있는 자
곧 악마를 당신의 죽음으로 파멸시키시고,
15 죽음의 공포 때문에 한평생 종살이에 얽매여 있는 이들을
풀어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16 그분께서는 분명 천사들을 보살펴 주시는 것이 아니라,
아브라함의 후손들을 보살펴 주십니다.
17 그렇기 때문에 그분께서는 모든 점에서 형제들과 같아지셔야 했습니다.
자비로울 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섬기는 일에 충실한 대사제가 되시어,
백성의 죄를 속죄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18 그분께서는 고난을 겪으시면서 유혹을 받으셨기 때문에,
유혹을 받는 이들을 도와주실 수가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셨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9-39
그 무렵 예수님께서 29 회당에서 나오시어,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곧바로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으로 가셨다.
30 그때에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어서,
사람들이 곧바로 예수님께 그 부인의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31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셨다.
그러자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32 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사람들이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모두 예수님께 데려왔다.
33 온 고을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들었다.
34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셨다.
그러면서 마귀들이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들이 당신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35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36 시몬과 그 일행이 예수님을 찾아 나섰다가
37 그분을 만나자, “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8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39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다니시며,
회당에서 복음을 선포하시고 마귀들을 쫓아내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알라반의 사랑 말씀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 중에 병자들을 고쳐주시는 일이 유독 많이 전해집니다. 예수님이 하신 일을 오늘날에도 계속해야 하는 제자들인 우리로서는 늘 당혹스럽고 어찌해야 할지 잘 몰라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그런 능력이 없으니까요.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열병으로 누워있는 시몬의 장모를 고쳐주시고(마르 1,29-31), 사람들이 데려온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들을 쫓아내십니다.(마르 1,32-34) 예수님의 이러한 활동은 병으로 인한 죽음의 공포 때문에 한평생 종살이에 얽매여 있는 이들을 풀으시는 메시아적 행위입니다.(히브 2,15) 그래서 그분은 살이 되어 우리와 똑같이 되셨고 자비로운 대사제로서 우리의 죄를 속죄하시기 위해 고난과 유혹도 받으셨습니다.(히브 2,14. 17-18)
예수님의 복음선포 활동은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그분은 끊임없이 이 일을 하시고자 애쓰십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마르 1,38)
육신의 질병과 영혼의 질병(마귀들림)은 우리를 비구원의 상태에 머물게 합니다. 이 상태에서 치유되는 것이 구원의 기쁜 소식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해야 할 복음선포도 단순히 "예수 믿으세요. 그러면 구원받아요."라는 구호가 아니라, 실제로 영육간의 질병과 고통을 겪고있는 이들에게 예수님처럼 자비와 연민의 마음으로 다가가 최선을 다해 힘이 되어주고 그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마르 1,35)하는 것입니다.
열병을 앓고 있는 시몬의 장모도 또 갖가지 질병에 걸려 고생하는 이들도 모두 '사람들이'(마르 1, 30. 32) 그들을 예수님께 데려왔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치유의 능력이 없다고 한탄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치유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의사이신 예수님께 데려가는 일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예수님의 치유행위는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당시 랍비들에게 있어 여성과 대화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는데, 예수님은 시몬의 장모에게 다가가서 '손을 잡아'(마르 1, 31) 일으키기까지 하십니다. 시몬의 장모가 곧바로 치유되어 예수님 일행의 시중을 들었음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감사행위였을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은 자신이 하신 활동 때문에 자신이 영광받는 것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알고있는 마귀들의 말문을 막으셨습니다.(마르 1, 34)
또한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자신을 통해서 이루신 구윈의 행업에 대해 깊은 감사의 기도를 드리십니다. 늘 새벽같이 일어나 외딴 곳에서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마르 1,35)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사랑하는 벗님 여러분, 우리도 오늘 예수님의 제자로서 그분이 우리에게 맡기시는 기쁜 소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야 합니다. 별 능력도 없는 자신이라고 실망하거나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거저 영육간에 고통을 받고 있어 구원과 치유가 필요한 영혼들을 예수님께로 데려가기만 하면 됩니다. 오늘 기도와 미사중에 우리는 누구를 예수님께 맡겨드리시렵니까?
오늘도 겸손하게 기도 안에서 수많은 영혼들을 치유자이신 예수님께 봉헌함으로써 예수님의 복음선포 활동에 기쁘게 참여하시길 축원합니다.
▶ 작은형제회 오 상선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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