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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스테파노) 신부님 말씀 강

~ 연중 제 1주간 토요일 / 양승국 신부님 ~

2025년 1월 18일 (녹) 연중 제1주간 토요일(일치 주간)


제1독서
<확신을 가지고 은총의 어좌로 나아갑시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4,12-16
형제 여러분, 12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
13 하느님 앞에서는 어떠한 피조물도 감추어져 있을 수 없습니다.
그분 눈에는 모든 것이 벌거숭이로 드러나 있습니다.
이러한 하느님께 우리는 셈을 해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14 그런데 우리에게는 하늘 위로 올라가신 위대한 대사제가 계십니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니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을 굳게 지켜 나아갑시다.
15 우리에게는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는 대사제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유혹을 받으신,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신 대사제가 계십니다.
16 그러므로 확신을 가지고 은총의 어좌로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자비를 얻고 은총을 받아 필요할 때에 도움이 되게 합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3-17
그때에 13 예수님께서 호숫가로 나가셨다.
군중이 모두 모여 오자 예수님께서 그들을 가르치셨다.
14 그 뒤에 길을 지나가시다가
세관에 앉아 있는 알패오의 아들 레위를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레위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15 예수님께서 그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시게 되었는데,
많은 세리와 죄인도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과 자리를 함께하였다.
이런 이들이 예수님을 많이 따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16 바리사이파 율법 학자들은,
예수님께서 죄인과 세리들과 함께 음식을 잡수시는 것을 보고
그분의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저 사람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
17 예수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이런 예수님이 너무 좋습니다!


예수님께서 마태오 복음사가로 추정되는 세리 레위를 당신 제자로 부르시는 광경이 참으로 파격적이고 경이롭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레위를 수많은 제자들 가운데 한 명으로 선발하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72 제자단의 하나로 뽑으신 것도 아니었습니다. 제자들 가운데 가장 핵심 제자단이라고 할수 있는 12사도 가운데 하나로 선택하셨습니다.


이런 광경을 목격한 둘러서 있던 사람들, 특히 바리사이파 율법 학자들은 화들짝 놀랐습니다. 동시에 쯧쯧 하고 혀를 찼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제자단은 희망할 것도 기대할 것도 없다고 여겼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세리라는 신분에 대한 이미지는 최악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직무상 벌어들이는 수입은 짭짤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워낙 평판이 좋지 않았습니다. 매국노, 로마 앞잡이, 수전노, 인간 말종...이런 레위를 핵심 제자 가운데 하나로 뽑으시는 예수님의 처신을 그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더 놀라운 일이 있었습니다. 자신 같은 죄많은 사람에게도 기회를 주신 예수님의 크신 자비에 크게 감사하며, 그는 예수님을 위한 성대한 저녁 만찬을 준비했습니다. 동료 세리들과는 송별회를 겸한 잔치였습니다.


자연스레 그 잔치 자리에는 당대 뒷골목을 주름잡던 유명 인사들이 줄줄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들 가운데 앉으셨던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포도주 잔을 부딪치며 건배도 하시고, 맛나게 음식을 잡수셨습니다.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에게는 이보다 더 큰 스캔들이 다시 또 없었습니다. 가슴에는 성경과 율법서를 간직하고, 얼굴은 짐짓 거룩한 표정을 짓고, 늘 가방끈 긴 자기들끼리만 어울리던 그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절대 상종하지 말아야 할 세리나 죄인들과 태연하게 어울리는 예수님의 모습에 그들은 화가 단단히 나 제자들에게 따졌습니다.


“저 사람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


귀 밝기가 보통이 아니셨던 예수님은 그들의 세상 구려 터진 생각과 마음들을 즉시 파악하셨습니다. 그들을 향해 귀가 번쩍 뜨이는 은총의 말씀을 건네셨습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이런 예수님이 너무 좋습니다. 당대 잘 나가는 고관대작들이나 주류 세력들이 아니라 어딜 가나 인간 대접 못 받던 세리, 죄인들과 마주 앉아 허심탄회하게 담소를 나누시던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입니다.

-양승국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