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님.
오늘은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입니다. 사도 바오로의 소명이야기는 사도행전에서 세 번 반복하여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사도 바오로가 3차 전도여행을 마친 후 예루살렘의 성전에서 비 그리스도인 유대인들에게 체포되었을 때, 유대 군중에게 자신의 소명을 밝히는 장면입니다. 여기에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인을 맹렬히 박해하던 자신이, 어떻게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그리스도교의 선교사가 되었는지를 설명해 줍니다.
그는 먼저 자신이 유대인이며 바리사이의 교육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유대교에 대한 열성으로 그리스도교를 박해했던 골수분자였음을 말합니다. 그리고 다마스쿠스로 가는 도중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사건’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인 것은 자신의 의지나 타인의 영향에 의한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나자렛 예수님과의 초자연적인 만남을 통해서였음을 말합니다. 곧 다마스쿠스로 인도되어 하나니아스로부터 자신의 소명을 받아들이고, 세례를 받게 되었음을 말합니다. 그때 하나니아스는 바오로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선택하시어, 그분의 뜻을 깨닫고, 의로우신 분을 뵙고,
또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게 하셨습니다. 당신이 보고 들은 것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그분의 증인이 되라는 것입니다.”(사도 22,14-15)
이 말 속에는 신앙생활의 원리가 <세 가지>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를 선택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우리는 선택을 받았다는 말씀입니다. 곧 바오로가 회개했기에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선택한 바람에 회개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회개했기에 하느님께서 부르신 것이 아니라, 그분의 부르심으로 우리는 회개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하느님의 먼저 찾아오심, 먼저 베푸신 사랑을 말해줍니다.
두 번째는 우리의 신앙을 위해, “하느님께서는 그분의 뜻을 깨닫고, 그분을 뵙고,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게 하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뜻’을 깨닫게 해주시고, 당신을 보여주시고, 당신의 말씀을 들려주십니다. 당신께서 깨우쳐 주시기에 깨달을 수 있고, 당신의 말씀을 들려주시기에 들을 수 있고, 당신을 보여주시기에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당신께서 먼저 당신 자신을 건네주시고, 신앙을 주십니다.
세 번째는 “보고 들은 것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그분의 증인이 되는 것” 입니다. 곧 우리의 신원은 파견하신 분에게 속한 이이며, 우리의 사명은 파견하신 분을 증거 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회심이란 단순히 죄에서 돌아선다는 의미가 아니라, ‘참된 부르심을 찾는 일’입니다.” 곧 ‘참된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이 있어야 ‘회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성인이 성인인 것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직접 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부르심이 하느님한테서 온 것이라고 느끼고 전적으로 응답했기 때문이다.”(로버트 엘스버그,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성인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라.”(마르 16,15)
주님!
제 자신 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게 하소서.
세상에로, 이웃형제들에게로, 모든 피조물들에게 나아가게 하소서.
먼저 다가가고, 먼저 사랑하게 하소서.
자국민이나 이주민이나, 부유하거나 가난하거나, 친구이거나 적이거나,
사람이거나 자연이거나, 모든 피조물과 더불어 형제가 되게 하소서
함께 걷되 손을 잡고 걷고, 땅을 딛고 걷되 하늘을 바라보게 하소서.
세상에 살되 세상의 힘이 아닌, 복음의 힘으로 살게 하소서. 아멘.
'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 김동희 신부님 ~ (0) | 2025.01.25 |
---|---|
~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 이수철 신부님 ~ (0) | 2025.01.25 |
~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 조재형 신부님 ~ (0) | 2025.01.25 |
~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 반영억 신부님 ~ (0) | 2025.01.25 |
~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 송영진 신부님 ~ (0) | 2025.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