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한 보스코 사제 기념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하느님의 나라
“꿈과 실현”
“주님만 바라고 너는 선을 하라.
네 땅에 살면서 태평을 누리리라.”(시편37,3)
하느님의 나라는 예수님은 물론 그분을 따랐던 성인들의 평생 꿈이자 화두였고, 평생 하느님의 나라를 사셨습니다. 우리 또한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자주 나누는 행복기도 한 대목입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꽃자리 하느님의 나라 천국입니다.”
언젠가의 하느님 나라가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살아야할 하느님 나라의 꿈입니다. 믿는 이들 모두의 공통적 목표가 하느님 나라 꿈의 실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하느님 나라의 비유를 통해 하느님 나라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삶의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주십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 놓으면,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는 터서 자라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데, 처음에는 줄기가, 다음에는 이삭이 나오고, 그 다음에는 이삭에 낟알이 영근다. 곡식이 익으면 그 사람은 곧 낫을 댄다. 수확의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느님 나라의 교육 원리를 배웁니다. 침묵중에 전개되는 무리없이 순리대로 너무 자연스런 흐름입니다. 도약이나 비약이 없습니다. 하느님 친히 묵묵히 하시는 일입니다. 침묵중에 주변 안팎을 잘 살피는 것이 참 중요하다 싶습니다. 눈만 열리면 주변 모두가 하느님 나라 비유의 소재가 될 수 있겠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주도자는 하느님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느님의 나라가 잘 실현될 수 있도록 옆에서 겸손히 협조하는 일이겠습니다. 이어지는 겨자씨의 비유도 이와 흡사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인다.”
두 비유 모두가 땅을 소재로 자연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성경이라 할 수 있는, 생명의 신비를 접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자연”과 멀어질수록 하느님 나라의 비유를 들기도, 이해하기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절로 자라는 씨앗의 비유나, 겨자씨의 비유는 자연스럽게 순리대로 펼쳐지는 하느님 나라의 성장과정을 보여줍니다.
우리 하나하나가 하느님의 나라 꿈을 실현해야 할 과제를 부여받고 있음을 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때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한없는 인내입니다. 사랑이 지혜입니다. 참으로 사랑이 아니면 개입하지 않고 묵묵히 바라보는 것이 관상의 사랑이자 지혜입니다. 이런 인내와 사랑은 하느님 나라의 희망이, 꿈이, 확신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히브리서 저자가 좋은 답을 줍니다.
“여러분은 그 확신을 버리지 마십시오. 그것은 큰 상을 가져다 줍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 약속된 것을 얻으려면 인내가 필요합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올 이가 오리라. 지체하지 않으리라. 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그러나 뒤로 물러서는 자는 내 마음이 기꺼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뒤로 물러나 멸망할 사람이 아니라, 믿어서 생명을 얻을 사람입니다.”
하느님 나라 꿈의 실현에 “인내의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뒤로 물러서지 말고 믿어서 생명을 얻기위해 끝없는 전진을 격려하는 히브리서 저자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생생한 꿈과 희망이 있기에 이런 인내의 믿음이요, 적극적 전진의 삶입니다. 바로 이런 하느님 나라의 꿈을 실현하며 살았던 성인들입니다.
오늘 기념하는 성 요한 보스코도 사제도 하느님 나라 꿈의 실현에 빛나는 모범이 됩니다. 한 사람의 영향력이 얼마나 지대한지 깨닫습니다. 이 또한 하느님이 하시는 일입니다. 우리 또한 그 한 사람의 성인이, 하느님 나라의 실현이 되도록 고무하고 격려하는 교회의 성인들입니다.
“젊은이들의 스승이자 신부”로, 돈 보스코 또는 보스코 신부로 불려지는 성 요한 보스코 사제는 어린이, 청소년, 청년들을 위한 활동을 하는 수도회인 살레시오 수도회와 살레시오 수녀회를 창설하고 평생을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에 헌신했습니다. 지금도 그의 이름을 딴 돈 보스코 청소년 센터에서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직업교육을 실시합니다.
성 요한 보스코는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를 존경했고, 항상 아이들에게 그를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고, 그래서 수도회 이름도 살레시오회입니다. 수도회를 창설한 후 청소년 교육에 매진한 보스코 신부의 유명한 어록 몇을 소개합니다.
“체벌과 강요가 아니라 종교적 유대감을 통해 스승과 제자의 신뢰를 긴밀하게 해야 합니다”
“청소년은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랑받기에 충분합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알도록 사랑하십시오.”
성 요한 보스코는 산업화라는 격변기 속에서 사회가 관심을 갖지 않았던 빈곤하고 버림받은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몸소 실천한 교육자이자 영성가이며 뛰어난 저술가였습니다. 성인은 “모든 사람들에게 선을 행하고, 아무에게도 악을 행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아이들에게 천국에서 기다리겠다고 전해 주십시오.” 라는 유언을 남기고 1888년 1월31일, 바로 오늘 73세를 일기로 선종합니다.
교황 비오 11세에 1929년 시복되고 1934년 시성되어 성인의 반열에 오른 성인은 편집자, 출판업자, 학생, 젊은이, 마술사의 수호성인이기도 합니다. 겨자씨 같은 존재가 성장하여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 수 있게 된 큰 나무가 된, 명실공히 하느님 나라의 꿈을 실현한 돈 보스코 성인입니다.
겨자씨 같이 작게 시작한 요셉수도원이 이제 많은 이들의 쉼터가, 배움터가, 샘터가 되었으니 하느님 나라의 꿈이 그대로 실현되고 있음을 봅니다. 날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하느님 나라의 꿈을 실현하며 살게 하십니다.
“네 앞길 주께 맡기고 그를 믿어라.
몸소 당신이 해 주시리라.“(시편37,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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