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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성 요한 보스코 사제 기념일 / 김동희 신부님 ~

 성 요한 보스코 사제 기념일. 김동희 모세 신부님.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저절로 자라나는 씨의 비유와 겨자씨의 비유,

 

이 두 비유의 핵심은 ‘자라나는 것’ 곧 성장에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너와 나, 우리가 하느님 안에서 성장해 가는 데 그 핵심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성장에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바로 그것이지요.

 

씨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자신이 죽어서 자신 안에 있는 참생명을 틔우지 못하면, 그렇게 먼저 자신이 싹을 틔우고 그 씨를 성장시키는 양분이 되지 못하면 그 씨는 돌덩이와 다름없습니다.

 

흙 곧 땅은 씨앗을 감싸고 그 씨앗이 스스로 열도록 수분과 온기를 건네며 기다립니다.

 

씨앗은 여기에 화답하여 자신을 열고, 내주며, 스스로 죽는 것입니다.

 

우리가 성장하기 위하여 자신을 죽인다는 것은 나 자신 그대로 있고자 하는 안온함과 익숙함을 버리는 것입니다.

 

나 스스로 성장하려는 터무니없는 욕심을 버리는 것입니다.

 

나를 참으로 감싸고 있는 땅과 나의 내밀한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내가 열리기 시작하면 나와 우리의 성장은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거대하게 이루어집니다.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마르 4,32).

 

이 말씀 그대로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요한 보스코 성인은 자기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넓은 그늘을 드리우고 격려의 손길을 건넨 분입니다.

 

많은 젊은이를 품고 돌보았는데 모두 저마다 각별한 사랑을 체험하였다고 합니다.

 

풍성한 열매를 맺은 참으로 놀라운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