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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연중 제 3주간 토요일 / 반영억 신부님 ~

2월 1일 연중 제3주간 토요일 (마르4,35-41)


  히브리서11,1-2.8-19
●  마르코 4,35-41


제1독서
<아브라함은 하느님께서 설계하시고 건축하신 도성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11,1-2.8-19
형제 여러분, 1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
2 사실 옛사람들은 믿음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8 믿음으로써, 아브라함은 장차 상속 재산으로 받을 곳을 향하여
떠나라는 부르심을 받고 그대로 순종하였습니다.
그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떠난 것입니다.
9 믿음으로써, 그는 같은 약속의 공동 상속자인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천막을 치고 머무르면서,
약속받은 땅인데도 남의 땅인 것처럼 이방인으로 살았습니다.
10 하느님께서 설계자이시며 건축가로서
튼튼한 기초를 갖추어 주신 도성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1 믿음으로써, 사라는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여인인 데다
나이까지 지났는데도 임신할 능력을 얻었습니다.
약속해 주신 분을 성실하신 분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12 그리하여 한 사람에게서, 그것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사람에게서
하늘의 별처럼 수가 많고 바닷가의 모래처럼 셀 수 없는 후손이 태어났습니다.
13 이들은 모두 믿음 속에 죽어 갔습니다.
약속된 것을 받지는 못하였지만 멀리서 그것을 보고 반겼습니다.
그리고 자기들은 이 세상에서 이방인이며 나그네일 따름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14 그들은 이렇게 말함으로써 자기들이 본향을 찾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15 만일 그들이 떠나온 곳을 생각하고 있었다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을 것입니다.
16 그러나 실상 그들은 더 나은 곳, 바로 하늘 본향을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하느님이라고 불리시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시고,
그들에게 도성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17 믿음으로써,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을 때에 이사악을 바쳤습니다.
약속을 받은 아브라함이 외아들을 바치려고 하였습니다.
18 그 외아들을 두고 하느님께서는 일찍이,
“이사악을 통하여 후손들이 너의 이름을 물려받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19 아브라함은 하느님께서 죽은 사람까지 일으키실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이사악을 하나의 상징으로 돌려받은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4,35-41
35 그날 저녁이 되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 하고 말씀하셨다.
36 그래서 그들이 군중을 남겨 둔 채,
배에 타고 계신 예수님을 그대로 모시고 갔는데,
다른 배들도 그분을 뒤따랐다.
37 그때에 거센 돌풍이 일어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쳐서,
물이 배에 거의 가득 차게 되었다.
38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며,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39 그러자 예수님께서 깨어나시어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시니 바람이 멎고 아주 고요해졌다.
40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41 그들은 큰 두려움에 사로잡혀 서로 말하였다.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반영억 라파엘 신부의 복음 묵상 (다해)


「믿음의 사람이 되어라」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배 안에 있었는데 마침 거센 바람이 일었습니다. 배 안으로 물이 들이쳐서 위험에 처해 있는데도 예수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며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마르4,38) 하고 말하였습니다.


이것은 제자들의 믿음의 수준을 드러내 줍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웠지만, 사실은 깨어나야 할 사람은 제자들입니다. 거센 돌풍을 잠재우실 능력의 예수님과 함께하면서도 주님이 계시지 않은 것처럼 사는 이 연약한 믿음의 삶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과 배를 함께 탄 것은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동의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돌풍이라는 환난이 옴으로써 그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결국 처음에 가졌던 순수한 마음을 잃어버린 탓입니다. 제자들은 그 믿음을 회복해야 했습니다. 우리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돌풍이 이는 바람과 호수를 향해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시니 바람이 멎고 아주 고요해졌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마르4,40)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나와 함께 있는데 왜 무서워하느냐? 아직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신뢰하지 못하느냐?”는 질문입니다.


“세상의 풍파에 조급하게 허둥대는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믿음을 가지고 하느님이신 당신께 온전히 의탁하시길 원하십니다.” 그러니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믿음을 간직하고 희망을 접지 마십시오. 폭풍 속에서도 주님은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시는 능력으로 우리를 지켜 주십니다.


그러므로 “모든 걱정을 그분께 내맡기십시오. 그분께서 여러분을 돌보고 계십니다”(1베드5,7). “당신은 그분의 것이고 그분은 당신을 잊지 않으십니다”(십자가의 성 요한).


우리는 일상생활 안에서 겪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 주님이 함께하신다면 왜 이런 시련과 고통을 주느냐고 원망할 때도 있고, 예수님을 믿어서 나아진 게 무엇이 있느냐고 하소연할 때도 있습니다. 요즘 반복되는 비행기 사고를 보면서 하느님의 손길은 어디 있는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정말 침몰의 위기에 처한 배에서 주무시던 모습 그대로인 것 같아 야속하기 한이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도대체 무엇을 하시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살려고 애쓴 이들은 버려두고 제멋대로 사는 사람은 더 누리고 사니 속이 불편합니다. 그래도 당신의 안배와 섭리를 믿어야 하나요? 사람의 부주의가 가져오는 피해가 너무도 큽니다.


인간의 힘만으로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어둠의 세력을 이길 수 있습니다. 집회서를 보면, “주님께서 이루신 모든 위업은 너무나 훌륭하고 그분의 모든 분부는 제때에 이루어지리라. 아무도 ‘이게 무어냐? 어찌 된 일이냐?’ 고 말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은 제때에 풀리기 때문이다. 그분의 말씀으로 물이 모여들고 그분의 말씀 한마디로 그 물이 저수지가 된다.


그분께서 명령하시면 뜻하시는 바가 모두 이루어지고 아무도 그분의 구원하시는 능력을 막지 못한다”(집회39,16-18). 고 적혀있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을 확고히 믿고 겁내지 말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어려움을 이겨냅시다. 주님과 함께!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반영억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