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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연신부님의 글

~ 연중 제 4 주간 금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2월 7일 연중 제4주간 금요일




어느 연인이 데이트 중이었습니다. 식사 때가 되어, 여자 친구가 남자 친구에게 “우리 파스타 먹으러 갈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남자 친구는 “나는 파스타 정말 싫어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 순간 여자 친구는 남자 친구가 싫어지더라는 것입니다.


자기 싫은 것을 충분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말이란 묘해서 자기가 이야기한 것을 상대방이 싫다고 하면,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싫어지는 법입니다. 저 역시 싫은 것은 곧바로 말하는 스타일임을 반성합니다. 사실 더 잘 말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말한 남자 친구의 경우를 볼 때, “우리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갈까?”라고 말할 수도 있고, “일식은 어때?”라고 말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정적 감정이 담긴 말을 쓰게 되면서, 관계를 무너뜨립니다.


부정적 감정은 전투할 때의 감정이라 에너지 소비가 많습니다. 그에 반해서 긍정적 감정은 평화로울 때의 감정이라 에너지 소비도 거의 들지 않고 부담도 없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자기를 위해서도 부정적 감정을 내려놓고 긍정적 감정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싫어’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은 자기를 싫어할 사람을 불러들이는 사람이고, ‘좋아’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은 자기를 좋아할 사람을 불러들이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말과 행동이 결국 자기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가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또 자기가 보고 싶은 행동만을 원하면서 부정적인 감정이 담긴 말과 행동을 너무 쉽게 합니다. 이 결과는 상대로부터 똑같이 부정적인 감정과 담긴 말과 행동을 받게 될 것입니다. 힘든 삶의 연속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상대를 수용할 수 있는 겸손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겸손의 마음이 긍정적 감정을 만들어 행복의 삶으로 인도해 줄 것입니다.


헤로데 임금은 자기 본부인과 이혼하고, 자기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와 결혼합니다. 그 결과는 본부인의 아버지인 나바태아 임금이 분노하여 전쟁이 일어납니다. 유다 전 지역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 것입니다. 임금 한 사람의 잘못이 많은 이를 고통 속으로 밀어 넣은 것입니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한 결과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이렇게 될 것을 알고서 혼인해서는 안 된다고 간곡히 말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를 감옥에 가둡니다. 그리고 자기 생일날, 헤로디아 딸의 춤값으로 세례자 요한의 목을 베어 줍니다. 헤로디아 딸의 춤은 보고 싶었던 것이고, 세례자 요한의 말은 듣기 싫었던 것이지요. 실제로 그는 나바태아와의 전쟁에서 패한 후 임금에서 쫓겨나 유배지에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겸손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내가 듣고 싶은 말과 보고 싶은 행동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긍정적 마음을 전해줄 수 있는 겸손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야 함께 기쁨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오늘의 명언: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최고의 기회, 지혜가 숨겨져 있다. 실패란 없다. 다만 미래로 이어지는 과정일 뿐이다(앤서리 라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