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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연신부님의 글

~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2월 5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어제 우리 아들이 제게 사랑한다고 말했어요.”

 

“제 남편은 제가 너무 예뻐서 걱정된대요. 누가 훔쳐 갈까 봐요.”

 

“아빠가 저에게 믿는다고 했어요. 감동이었어요.”

 

여러분 가정은 이런 말이 빈번하게 나올 수 있는 곳인가요? 아니면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곳인가요? 사랑한다는 말, 믿는다는 말에 감동을 받습니다. 그러나 가까울수록 이런 말이 자주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대를 헤아리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합니다. 가까우니까 나를 잘 이해해 줄 거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만약 자기에게 상처 되는 말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듣게 되면 어떨 것 같습니까? 예의 없다는 말, 무식하다는 말, 상식에 벗어난다는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서로 머리카락 잡고 싸울지도 모르겠네요.

상대방이 상처받는다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자기 마음대로 하면 속은 시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는 어떨까요? 여과 없이 하는 말이 화살처럼 직선의 말이 되어 나가게 됩니다. 상대의 마음속을 헤집어서 상처를 입고 계속 아파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약간의 사랑만 있어도 쉽게 감동합니다. 그런데 쉽게 아파하는 것도 우리입니다. 그래서 말에 조금 더 신경 쓸 수 있어야 합니다. ‘나의 말에 과연 예수님을 드러낼 수 있을까?’ 이 점만 기억한다면 예쁘고 감동적인 말을 하는 우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고향에 가십니다. 그리고 안식일이 되어 회당에서 가르치십니다. 그런데 고향 사람들은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라고 말하면서, 예수님의 직업과 그 가족을 모두 잘 알고 있음도 말하면서 예수님을 못마땅하게 여깁니다. 잘 알고 있다는 이유로 비난과 책망을 하는 고향 사람들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큰 명망과 권위를 가진 예언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놀라운 가르침과 기적을 보고도 못마땅해하는 마음으로 해서는 안 될 말을 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믿지 않으니 아무런 기적도 일으키실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항상 사랑을 담아 생각해야 합니다. 사랑이 없어지면 당연히 믿음도 생기지 않습니다. 믿음이 없는 곳에 예수님은 함께하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기 하고 싶은 말만 마음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사랑을 담으려는 노력이 먼저 필요했습니다. 그래야 그 자리에 주님을 초대할 수 있고, 주님과 함께하면서 사랑이 충만한 믿음의 관계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의 명언: 세상은 고통받는 이들로 넘쳐나지만, 고통을 극복하는 이들 또한 세상에 가득하다(헬렌켈러).

 

사진설명: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