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0일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
30년 전의 일이 생각납니다. 친한 친구가 첫째 딸을 얻었을 때, 다른 친구들에게 얼마나 딸 자랑을 했는지 모릅니다. 너무 예쁘지 않냐고, 너무 똘망똘망하지 않냐면서 웃으며 친구들의 동의를 구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말했었지요.
“정말, 딸 바보다.”
30년이 지나서 정말 오랜만에 이 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30년에 우리에게 보여줬던 딸 바보의 모습이 생각나서 물었습니다.
“그 예쁘고, 똘망똘망한 따님은 잘 계신가?”
그러자 이렇게 말합니다.
“그 웬수 때문에 내가 환장하겠다.”
관점이 바뀌면 인간을 보는 눈도 바뀐다고 합니다. 처음 연애할 때는 다 아름답고 멋져 보이지 않습니까? 그러나 다투고 나면 어떨까요? 그렇게 아름답지도 또 멋지지도 않습니다. 나의 원수로만 보입니다. 관점이 바뀐 것입니다.
관점의 변화로 사랑이라는 감각을 키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고 멋지게 보입니다. 그리고 행복해집니다. 행복은 관점의 변화를 통해 이룰 수 있음이 분명합니다.
예수님을 알아본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병든 이들을 들것에 눕혀 데려왔고, 예수님 옷자락 술에 손이라도 대게 해 달라고 청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고 복음은 이야기합니다. 옷자락 술은 예부터 유다인들이 몸에 착용한 ‘성구갑’과 건물 문설주에 붙이는 ‘메주자’와 더불어 일상에 녹아 있는 신앙의 도구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마음에 깊이 새기기 위한 증표였던 것입니다.
이제 옷자락 술에 손을 대는 모습을 떠올려 보십시오. 어떻게 하면 옷자락 술에 손을 댈 수 있을까요? 예수님께서 높은 곳에 올라가셔서, “자~ 이제 내 옷자락 술에 손을 대어라.”라고 말씀하셨을까요? 아닙니다. 예수님 옷자락 술에 손을 대려면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숙여야 합니다. 자기를 낮춘 사람만이 예수님 옷자락 술에 손을 대면서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주님 앞에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렇게 자기를 낮춰야만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은총을 마음에 깊이 새기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의 변화를 통해서 구원의 선물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의 명언: 누구나 약속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 약속을 이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에머슨).
사진설명: 성녀 스콜라스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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