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6일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어느 책에서 변호사를 하며 한계를 느낀 경험을 고백하고 있었습니다. 그 한계를 재판에서 이겼지만 삶이 달라지지 않았을 때라고 말합니다. 이런 경우입니다.
교통사고로 인해 다리 하나를 잃게 되었습니다. 사고를 낸 차주는 돈을 물어주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재판에서 이겨 돈을 물어주게 했습니다. 그런데 삶은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재판에서 이겼다고 다리가 생기는 것이 아니고, 없어진 다리 때문에 가고 싶은 곳에 마음껏 갈 수도 없게 되었으니까요. 이렇게 재판에 이겼어도 삶의 변화가 없다는 사실에 한계를 느낀다는 것이었습니다.
종종 돈으로 모두 해결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을 봅니다. 억울한 희생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원하며 시위하는 유가족을 향해 돈 더 받으려는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보상을 받는다 해도 목숨을 잃는 사람이 되돌아올까요? 그 사람이 만든 역사가 사라졌는데, 이를 돈으로 지울 수가 있을까요?
돈을 앞세우는 사람들을 보면 과연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때도 ‘돈! 돈! 돈!’을 외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에 돈이 필요할까요? 하느님 나라에 돈이 전혀 의미 없기에, 우리는 죽음 뒤에 10원짜리 동전 하나 가져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삶이 달라질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제까지 물질적인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면, 여기에 조금 거리를 두면서 사랑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로지 사랑만이 자기 삶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물질적인 것을 늘 경계하라고 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실 때도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을 껴입지 말라고 이르십니다. 그만큼 물질적인 것을 통해서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 뿐이었습니다.
우리에게도 해당하는 말씀입니다. 자기 안의 더러운 영들을 쫓아내고, 세속적인 것들을 멀리하면서 오로지 주님의 뜻에 맞게 그래서 주님께 의탁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결국 주님께서 강조하셨던 사랑의 삶에 정답이 있었습니다. 사랑의 마음으로 나의 이웃들에게 다가가고, 사랑의 말과 행동으로 나의 이웃들에게 힘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그때 너무나도 부족한 나를 통해서 일하시는 주님의 놀라운 힘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명언: 인생에서 최고의 행복은 우리가 사랑받고 있음을 확신하는 것이다(빅터 위고).
사진설명: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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